[쿠키 사회] “팬들의 뜨거운 사랑과 도민들의 무한한 성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 선수단 전원이 자원봉사에 나섰습니다.”
프로축구 K-리그에서 데뷰 첫해 돌풍을 일으킨 강원도민 프로축구단(강원FC) 야생마들이 그라운드 아닌 봉사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한 1일 춘천시 신북면 천전4리 천전초등학교 한국 해비타트 ‘사랑의 집짓기’ 현장. 지난달 27일 피스컵코리아 5라운드 경기 이후 3박4일 휴가를 끝낸 이을용 선수, 최순호 감독, 김원동 사장 등 선수단 45명은 한국해비타트 춘천지회와 함께 무주택 서민들에게 보금자리를 만들어주는 자원봉사 활동을 벌였다. 선수단에게 주어진 일은 창고 짓기와 공사장 주변 정리. 축구 유니폼에 안전모와 흰장갑을 착용한 선수들은 이을용 반장의 지휘로 각자 주어진 임무를 받고 공사장 구석구석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이 반장은 콘크리트 기초 안에 흙을 채우느라, 수비수 김봉겸, 이호 선수는 톱으로 나무를 자르느라, 최진철 코치 등은 작은 창고를 짓느라 일꾼들의 얼굴에는 이내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그러나 그라운드에서 잘 달리던 선수들이 공사 현장에서 연장을 다루는데는 서툴러 웃음보를 터뜨리곤 했다. 문주원 선수는 망치로 못을 박다 손가락에 상처를 입고 응급 밴드를 붙이고 작업을 계속했다.
이날 공사현장의 MVP는 최진철 코치.
그는 창고 지붕부터 문틈 하나하나까지 꼼꼼하게 살피며 의욕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쳤다. 최 코치는 “공사 현장에서 실제 못을 박고 톱질을 하며 건물이 완성되어가는 것을 보니 뿌듯하다”며 “집 짓기가 마치 골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 봉사활동은 강원FC가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전지훈련 프로그램의 첫번째 순서다. 봉사활동에 이어 강원FC에 주어진 3주간의 휴식기간 중 12일까지 춘천, 홍천, 화천 등 영서지역에서 19일까지는 태백 등 강원 남부지역에서 여름전지훈련을 갖는다. 최 감독은 “봉사활동을 통해 선수단 전원이 강원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게 됐다”며 “전훈기간 동안 수비 조직과 체력 향상에 중점을 두는 한편 앞으로도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춘천= 국민일보 쿠키뉴스 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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