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75㎝이상·잘 생긴 외모’ 전국구 조폭 일당 검거

‘키 175㎝이상·잘 생긴 외모’ 전국구 조폭 일당 검거

기사승인 2009-06-07 17:10:01
[쿠키 사회] ‘전국구 조폭’을 표방하며 전국 폭력조직에게 접대를 받고, 각종 이권에 개입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외모, 키 등 엄격한 가입조건을 내세워 후보자를 모은 뒤 2∼4년의 자체교육을 통과한 사람만 조직원으로 받아들였다.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는 7일 폭력 조직을 결성하고 철거 지역 분쟁에 개입해 폭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이태원파 부두목 김모(32)씨 등 1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조직원 손모(24)씨 등 71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서울 이태원 등에서 활동하던 2개파 70여명은 일본 야쿠자 조직을 모방해 이태원파를 결성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보상비 문제로 건물주와 갈등 중이던 세입자 김모(32)씨의 청탁을 받고 서울 서초동의 한 빌딩 공사 현장에 조직원 50여명을 투입해 인부를 폭행, 공사를 중단시킨 뒤 건물주로부터 6억원을 뜯어냈다.

이태원파는 전국구 조폭으로 성장하기 위해 조직원 선발 기준으로 싸움 능력 뿐 아니라 ‘키 175㎝ 이상, 잘생긴 얼굴’ 등 엄격한 용모 기준을 내세웠다. 기준을 통과한 조직원은 2∼4년간의 조폭 교육 등 ‘인턴 기간’을 거치게 하고 통과할 경우에만 정식 조직원인 ‘식구’로 받아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원들이 꽃미남 수준은 아니지만 기존 조폭처럼 흉악한 얼굴은 한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두목 오모(52)씨는 후계자로 지목된 조직원들과 함께 매년 3∼5차례 부산 대전 광주 등 전국을 돌며 지역 대표 폭력 조직으로부터 향응과 접대를 받았다. 이들은 또 칠성파, 신상사파 등 전국 유명 조직의 원로들을 서울 용산 지역 내 호텔이나 병원에서 대접하면서 지역 조폭들로부터 유명세를 얻었다.

이태원파는 활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남동 일대에 불법 카지노 등 사설 도박장 7곳을 운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임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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