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빨라=이대형은 14일 현재 2009 프로야구 도루 부문 1위(23개)를 달리고 있다. 이대형은 2007년 53개, 2008년 63개를 기록하며 2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했다. 내친 김에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3년 연속 50도루를 노린다.
이대형의 장점은 프로야구 선수 중 가장 빠른 발이다. 타구를 배트에 맞힌 뒤 1루를 밟을 때까지 4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하는 LG 타선의 1, 2번으로 꾸준히 기용돼 경쟁자들보다 타석에 더 많이 들어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올 시즌 281타석을 기록해 SK 박재상(292타석)에 이어 타석수 2위를 달린다. 23차례 성공하는 동안 도루 실패는 7차례(성공률 0.766)를 기록했다.
반면 0.339라는 낮은 출루율은 3년 연속 도루왕 전망을 어둡게하는 부분이다. 사사구 22개를 얻어낼 동안 삼진은 35개를 당할 정도로 좋지 않은 선구안도 걸림돌이다.
◇네 타이틀을 훔쳐주마=정근우는 20개로 이대형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타율 0.348로 부문 5위를 달리고, 출루율(0.420)은 6위에 올랐다. 사사구 30개를 얻어내면서 삼진은 23개에 그칠 정도로 선구안도 좋다. 2006년 45개, 지난해 40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이미 검증을 마친 상태다. 27차례 시도 가운데 실패는 7차례(성공률 0.741)에 그쳤다. 기동력의 야구를 추구하는 SK의 붙박이 1번 타자를 맡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황재균도 도루왕 경쟁에 이름을 올렸다. 정근우와 함께 도루 부문 공동 2위인 황재균은 팀의 득점 공식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진루-도루-적시타-득점으로 물 흐르듯 이어지는 히어로즈의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대형만큼 발이 빠르지는 않지만 투수의 타이밍을 빼앗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두산전에선 도루 4개를 기록하는 등 ‘몰아 훔치기’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빠른 발과 높은 출루율, 타이밍을 앞세워 펼치는 3인의 후보들이 펼치는 대도 경쟁이 그라운드를 더욱 달구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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