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주역 PEF 화려한 컴백…우려는 없나

구조조정 주역 PEF 화려한 컴백…우려는 없나

기사승인 2009-06-21 20:14:01


[쿠키 경제] 기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면서 사모투자펀드(PEF)가 주목받고 있다. 21일 금융당국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국내외 민간자본이 참여하는 80여 개의 PEF가 구조조정 매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PEF가 구조조정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매물로 나오는 기업들을 직접 인수할 만한 주체가 뚜렷하지 않은 데다 정부도 여건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구조조정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거나 외국계 자본에 국내 구조조정이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PEF에 적극적인 정부와 금융당국=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말 현재 국내에 등록된 PEF는 총 81개이고 투자규모는 15조7882억원에 달한다. PEF(Private Equity Fund)는 특정 기업의 주식을 10% 이상 사들여 구조조정을 하거나 사업 구조를 개편해 기업 가치를 높인 뒤 이를 되팔아 수익을 얻는 합자회사를 말한다. 대우증권 양기인 리서치센터장은 “자금을 조달하기가 비교적 용이하다는 점 등 현 시점에서 구조조정을 하는데 PEF는 유용한 방법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정부로서도 PEF 조성을 통해 시중자금을 구조조정에 끌어들이면 공적자금 투입 부담을 덜게 된다. 이에 따라 정부와 금융당국은 부동산이나 부실채권 등에 투자할 수 없게 되어 있는 PEF의 족쇄를 풀어준다는 방침이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PEF의 투자 대상을 부동산, 부실채권 등의 자산 매입으로 확대하고 직접 차입을 허용하는 한편,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구조조정 기업에 전문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업재무안정 PEF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등의 설립도 가능해진다. 특히 기업 M&A만을 목적으로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자금을 모으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인 SPAC는 M&A 시장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PEF가 부실기업을 사들여 구조조정을 한 뒤 장외에서 되파는 동안 몇 년간 투자자금이 묶이는데 비해 SPAC는 비상장 우량기업을 인수해 장내에서 주식을 팔기 때문에 투자자금 회수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PEF 등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짜고치기식 구조조정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경영부실을 초래한 기존 대주주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아 도덕적 해이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국계 PEF, 한국 구조조정 시장에 눈독=세계 최대 PEF인 블랙스톤은 국민연금과 공동펀드 설립을 약정했고, 헤지펀드 대부인 조지 소로스가 이끄는 퀀텀펀드도 마어자산운용과 손을 잡고 금호생명 인수에 나섰다. 세계 2위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KKR)가 산업은행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영국계 헤르메스펀드도 한국시장 재진출에 나섰다.

10년 전 외환위기 때 국내 은행과 기업 등을 인수하면서 국민들의 반감을 얻기도 했던 이들 외국계 자본들은 이제는 조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을 헐값인수해 비싼 값에 되파는 방식이 아니라 기업에 자금을 공급해 성장을 돕고 기업성장의 과실을 공유하는 그로스 캐피털(Growth Capital)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경기상황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국내 유수 기업들이 외자계 사모펀드에 인수되는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국부유출 우려와 함께 경영권 방어 문제가 논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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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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