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호 내정에 발칵 뒤집힌 국세청

백용호 내정에 발칵 뒤집힌 국세청

기사승인 2009-06-21 17: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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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국세청은 21일 신임 국세청장에 백용호(53) 공정거래위원장이 내정되자 당혹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내부 인사가 승진하지 못한 데 대한 실망과 함께 국세청 쇄신에 대한 청와대의 강한 의지가 확인된 만큼 조직에 한바탕 폭풍이 몰아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뒤섞인 모습이었다.

국세청은 전날까지만 해도 청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허병익 국세청 차장과 김병기 전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 중 한 명이 차기 청장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백 위원장 내정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라며 “그동안 직무대행 체제 하에서 조직을 잘 유지해 와서 내부승진을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검찰총장 내정자도 그렇고 국세청장 내정자도 그렇고 청와대의 의도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국세청장과 검찰총장 모두 예상을 벗어났다는 얘기다. 과천 공무원연수원에서 교육을 받는 도중 내정 소식을 들었다는 한 간부는 “잘 모르는 분이어서 뭐라 얘기하기가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국세청 안팎에서는 지난 5개월간 국세청을 무리없이 잘 이끌어왔던 허 차장이 아닌 백 내정자의 발탁에 대해 국세청 쇄신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청와대가 내부자로서는 국세청 쇄신이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게 아니겠냐는 것이다. 실제 백 내정자는 1966년 국세청 개청 이래 첫 학자 출신 국세청장인 만큼 조직 내부의 논리보다는 명분을 앞세워 국세청 쇄신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의 또다른 간부는 “현재 청와대가 추진하고 있는 국세청 조직개편과 연계된 인사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동안 청와대는 기획재정부 등과 함께 국세행정 전반에 걸친 개혁을 담은 ‘국세행정 선진화 방안’을 조율해왔는데 이번 인사와 맞물려 국세행정 선진화 방안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란 분석이다. 국세행정 선진화 방안에는 지방청 폐지, 외부감독기구 신설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층부를 중심으로 한 인적쇄신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부 출신인 백 내정자로서는 인사를 통해 조직 장악에 나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어떻게 인사를 하더라도 공정위보다 규모도 크고 끈끈하고 특수한 조직문화로 얽혀 있는 국세청을 장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백용호는 누구

교수 출신으로 시민단체 활동도 활발하게 벌여온 금융전문가.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측근으로 '이 대통령의 경제 과외선생'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다.

오랫동안 이 대통령과 관계를 맺어오면서 신임이 두텁다는 평이다. 지난해 3월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으며 현 정권에서 장관급 인사 중 최연소로 등용됐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전형적인 외유내강 스타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기업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규율 위반 기업에 대해선 제재 강화를 동시에 추진했다.


▶뭔데 그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독재 발언 어떻게 보십니까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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