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보초서고 중국 도로공사… 美―中,아프간서 동침

미군 보초서고 중국 도로공사… 美―中,아프간서 동침

기사승인 2009-06-22 17:09:00
[쿠키 지구촌]‘탈레반 천국’으로 알려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남쪽 와다크주 계곡에 위치한 모마키 마을. 중국인 인부들이 이 마을을 지나 수도 카불까지 53㎞에 이르는 2차선 도로 닦기에 한창이다. 공사 현장에는 미군 병사들이 보초를 서고 있다.



여러 분야에서 마찰을 빚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보기 드물게 국제 공조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중국은 미국의 아프간 재건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고, 미국은 중국이 위험지역에서 안전한 돈벌이를 할 수 있도록 군사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 보도했다.

돈벌이가 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중국인은 아프간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문제는 안전이었다. 2004년 이후 탈레반의 공격이 거세지면서 아프간에서 중국인 인부 11명이 사망했고, 지난해 6월엔 중국인 엔지니어가 납치되기도 했다. 중국 기업들은 지난해 말 현재 이곳에서 총 4억8000만달러 규모에 달하는 33건의 인프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중국신시주그룹의 마을 관통 도로 건설 공사도 그 중 하나다. 신시주그룹은 전투가 격렬해지면서 지난해 3개월간 도로공사를 중단했다.

그러던 차에 미국이 도움을 자청했다. 지난 2월 이곳에 미군이 증파되면서 모마키 마을 계곡에도 평화가 찾아와 공사가 재개됐다. 이곳에 배치된 미 87보병단 2대대 임무에는 중국인 인부 안전을 지켜주는 것도 포함돼 있다. 미군측은 “아스팔트는 적과 싸울 수 있는 무기”라며 “도로 건설은 우리를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시주그룹측은 “이것은 비즈니스다.
그러나 전투가 벌어지는 현장이라면 우리는 일을 할 수가 없다”고 화답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손영옥 기자
yosohn@kmib.co.kr
손영옥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