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는 22일 국세청 개혁과 관련, 직원들과 공감대를 공유하면서 문제를 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유내강(外柔內剛)이라는 평가대로 국세청 직원들의 사기를 배려하며 말을 아꼈지만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엔 자신감이 배어 나왔다.
자존심 살리며 속도조절 전망
백 내정자는 "개혁이나 쇄신에 대해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국세청에 근무하는 공직자들도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 어떻게 해야겠다는 공감대가 서 있을 것으로 본다"며 "그 공감대를 이해하고 공유하면서 문제를 풀어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위로부터의 일방적인 쇄신이나 개혁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국세청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세청 개혁을 진두지휘하더라도 전직 청장 3명이 잇따라 비리로 구속되거나 불명예 퇴진하면서 상처받은 국세청 직원들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백 내정자는 "많은 얘기를 듣겠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업무든 도덕성 문제든 조직장악 문제든 고민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직원들과 한마음 한몸이 되려고 노력한다면 진실이 받아들여질 것"이라고도 했다. 단번에 조직을 휘어잡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제대로 개혁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국세청 개혁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개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실세 청장으로 조직개편 밀어붙일 듯
백 내정자는 지난해 1월6일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 경제1분과에서 인수위원으로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국세청에 '기업 정기세무조사의 대폭적인 감축'과 '국세행정의 개혁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세금 관련 규제 완화 작업과 국세행정 선진화방안 추진에 방점이 찍히는 근거다.
문제는 끈끈하고 특수한 문화로 얽혀 있는 국세청 조직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다. 국세청에 아무런 끈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은 조직 장악이 쉽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아무런 제약없이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백 내정자는 자타 공인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실세로 인정받는다는 점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세정경험이 없고, 국세청 조직을 잘 모른다고 해서 실세 청장이 하는 일에 협조를 안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인력감축과 조직개편까지도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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