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체육 전공 비율 높아=본보가 30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선동(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 2월 현재 서울지역의 공·사립 중·고교 교장 687명 중 313명(45.6%)이 국어, 영어, 수학, 체육 교사 출신이었다. 경기도는 전체 중등 교장 938명 중 국·영·수·체의 비중이 전체의 40.4%(379명)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시에선 중학교 교장의 전공 순위는 국어 55명, 수학 54명, 체육 45명, 영어 40명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전공과목 교사 대비 교장 비율로 보면 체육이 전체 전공교사(공·사립학교 포함) 1479명 중 교장 45명(3.0%)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수학이 2053명 중 54명으로 2.6%, 국어가 2376명 중 55명으로 2.3%, 영어가 1919명 중 40명으로 2.0%를 차지했다. 전체 50과목 중 한문·독어·공업 등 22개 과목 출신 교장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서울 지역 고교는 국어가 3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수학 36명, 영어 31명, 도덕·윤리 29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경기도 중학교에선 국어교사 출신 교장이 67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체육이 56명으로 영어(53명), 수학(52명)을 제쳤다. 고교도 국어가 53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경기도 고교 교장 전공에선 특이하게 상업이 40명으로 체육, 수학(각각 37명), 영어(24명)를 앞질렀다.
서울·경기지역 중등 교장이 국어·영어·수학·체육 교사 출신에 편중된 것은 이들 과목 교사의 숫자가 다른 과목에 비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체육 전공이 많은 이유는=체육 교사 출신들이 유난히 많은 것은 교사들이 대부분이 남성인데다, 전국체전 입상 등 승진 가산점을 쉽게 딸 수 있는 이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007년 전국 교사 임용시험 합격자 중 남교사 비율은 중등학교의 경우 9%에 불과했다. 경기도의 한 중등 교사는 “전체 교사 중에서 체육 교사의 남자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학교에서도 다른 교사들보다 여러 가지 잡무를 많이 처리하며, 전국소년체전 등에서 학생이 메달을 딸 경우 승진 가산점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교장 출신의 한 장학관은 “체육을 비롯한 예체능이나 사회 교과 교사들은 학원 등 다른 쪽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적다 보니 아무래도 승진에 좀 더 신경을 쓰게 된다”면서 “게다가 승진하려면 연수 실적이나 연구 성과 등 필요한 게 많은데, 체육 교사는 다른 교과 교사들보다 그런 부분을 갖출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체육 교사 출신의 한 장학관은 “교원사회의 일반적인 동료관계가 수평적인데 비해 체육 교사들은 상하 관계가 엄격한 편”이라며 “체육교사들의 이런 모습이 학교 업무의 충실도로 이어지고, 학교장 등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는 등 승진에서도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