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나는 목발이라도 짚고 다니지만, 하루종일 천장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보다 힘든 사람,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야지요.”
‘베푸는 삶이 가장 아름답다’는 철학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부산 낙민동 광도한의원 강병령(48) 원장은 환한 웃음으로 하루를 보낸다. 그의 웃음에는 여유와 희망이 넘친다.
“정치·경제가 비관적이 아닌데도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우울하게 생각한다”는 강 원장은 “이럴 때일수록 나보다 어렵고 힘든 이웃을 생각하며 살면 희망이 보이고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어릴 때 소아마비로 두 다리의 기능을 잃고 목발에 의지하면서도 8년째 ‘희망을 여는 사람들’ 대표로 활동중이다. 그동안 소년소녀가장과 불우 청소년 등 4000여명에게 재정적인 도움을 주었고 학습·문학후원사업, 농어촌 분교 후원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 심장병 등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민간 오케스트라를 창단, 100여명의 연주자들이 3개월마다 자선공연을 펼친다. 40여명의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전달한 성금만도 1억6000여만원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3년전 대한장애인요트연맹을 부산에서 창설, 선수와 코치 등 15명을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 육성하고 있다. 또 6년전부터 장애인사격연맹과 장애인권익연구소도 후원하고 있다.
동래고교를 졸업한 그는 자신의 어려웠던 학창시설을 떠올리며 인봉장학회를 설립, 매년 1000만원씩 8년째 후배들을 돕고 있다. 인봉장학회는 ‘인술로 이웃에 봉사한다’는 의미다.
그의 이웃사랑은 아버지와 아내의 영향이 컸다. 동국대 한의대에 입학한 강 원장은 1급 중증장애인을 수용하지 못하는 당시 상황 탓에 수 많은 좌절과 절망을 겪어야 했다.
그때마다 그의 아버지는 “너 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사는 삶을 살아라. 포기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특수교육학을 전공한 뒤 자폐아를 돌보던 아내는 “이웃에게 진정 필요한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삶을 살라”며 격려했다.
동래시장 한 켠에 자리잡은 광도한의원은 개원 21년 된 병원이 아니라 쉼터다.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분수대가 설치되고 발안마 및 마사지실, 물리치료실이 마련됐다. 모두 무료다.
한의원을 자주 찾는 부산 반여동 이인희(83)씨는 “강 원장의 이웃을 섬기고 배려하는 마음은 육체는 물론 마음의 병을 낫게 한다”고 극찬했다. 강 원장은 1일 “이웃에 대한 사랑과 봉사는 또 다른 사랑과 봉사를 낳는다”며 “웃음과 희망이 넘치는 사회를 만드는데 여생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윤봉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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