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서영화(25)씨는 20일 “올 초부터 서울시내 한 복지관에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얻은 아이디어로 게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서씨가 맡은 학생들은 영어를 어렵게 느끼고 수업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고 한다. 언어는 자연스럽게 터득해야 하는데 영어를 반복해서 암기하도록 가르치는 것에 서씨는 회의를 느꼈다.
“아이들이 영어를 재미있게 느끼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죠.” 서씨는 그림을 보고 단어를 클릭해 정답을 맞추는 영어단어 게임을 개발하고 이름을 ‘탕수육, 자장면과 탕자면’이라고 지었다. 누구나 좋아하는 맛있는 음식인 데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게임을 만든 뒤 친구들에게 알리고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모니터링을 부탁하기도 했다.
서씨는 13세 때 아버지와 동생이 물놀이 사고로 숨졌고, 15세 때는 어머니마저 우울증으로 입원했다. 남들처럼 걱정 없이 공부만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이를 악물었고 2003년 서울대에 입학할 수 있었지만,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그 때 김태완 조선해양공학과 교수와 학교 친구들이 흔들리는 서씨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 교수는 공부를 어려워하는 서씨를 일으켜세우고, 유명한 학자들을 소개시켜주는 등 각별히 신경을 써줬다. 서씨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비영리로 게임 개발에 힘쓰게 된 것도 김 교수가 준 사랑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서씨는 “앞으로 재미와 학습 능력을 더 살려 모두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게임으로 발전시키고 싶다. 교육기회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려는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이용해 주면 좋겠다”고 작은 바람을 내비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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