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작가 타티아나 드 로즈네이의 데뷔 소설 ‘사라의 열쇠’는 출간 후 2년간 2000부가 팔린 게 전부였다. 1942년 프랑스 파리의 유대인 검거 사건을 추적하는 기자 이야기를 다룬 소설은 평단과 독자 모두의 외면을 받았다. 곧 서점 진열대에서 책을 찾는 건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 타깃이 ‘북마크 클럽 선정’ 추천도서로 이 책을 선정하면서 상황은 극적으로 반전됐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단행본 소설 부문에 21주 연속 선정되는 등 34만5000부가 팔려나갔다. 신예 소설가 리사 제노바의 ‘스틸 앨리스’와 멕 웨이트 클레이튼의 ‘수요일의 자매들’ 등 북클럽이 시작된 2005년 이래 타깃의 다른 추천도서들 역시 비슷한 길을 걸었다.
타깃 북클럽의 성공은 전국 1700개 체인에서 2500종 도서를 장기간 집중판매한 전략 덕이었다. 타깃 북클럽이 시작된 이유는 문화상품이 기업의 고급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도서 추천으로 얻은 신뢰가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고려됐다.
출판사에겐 마트의 손에 작가의 운명이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달갑지만은 않다. 재클린 업다이크 출판사 랜덤하우스 영업부장은 “마트가 무명작가의 책을 말 그대로 수십만권씩 팔 수 있는 파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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