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사칭 나이지리아 사기단 검거

반기문 사칭 나이지리아 사기단 검거

기사승인 2009-07-22 17:35:01
[쿠키 사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사칭해 거액을 준다는 이메일로 네티즌을 꾀어 돈을 가로챈 일명 ‘나이지리아 편지 사기단’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외사과는 22일 거액을 준다고 속여 송금비 등 선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나이지리아 출신 불법 체류자 C씨(31)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C씨의 애인 한국인 임모(25·여)씨 등 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C씨 등은 지난해부터 나이지리아 현지 사기단과 공모해 “유엔에서 이전에 사기 당한 건에 대한 보상으로 10만달러를 지급한다” “유산 상속의 후견인이 돼 주면 상속금의 20%를 주겠다”는 내용의 영문 이메일을 발송했다. 이들은 위조한 수표 사본이나 예치금 증명서를 이메일 첨부파일로 보내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이어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3명에게서 8000만원을 뜯어냈다. 피해자들은 번역가와 행정사, 중소 기업 대표 등 영어회화에 능통한 사람들이었다.

경찰은 “사기단이 고급 영어를 구사하고 정교한 위조 문건을 보내 피해자들이 속아 넘어갔다”며 “피해자들은 사기를 당한 뒤에도 창피해 하며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 편지 사기는 1980∼90년대 나이지리아 출신 사기꾼들이 영미권 기업에 가짜 사업안을 적은 편지와 팩스를 보내 돈을 가로채면서 시작된 국제 범죄다. 경찰은 한국에서도 영어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이런 수법을 쓰는 사기단의 조직원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임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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