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기류를 좌우할 8월 변수들

한반도 기류를 좌우할 8월 변수들

기사승인 2009-07-24 16:48:00
[쿠키 정치] 8월은 남북관계에서 중요한 시기다. 한반도에 격랑을 몰고올 국내외 굵직한 변수들이 대기중이다. 8월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경색된 남북관계가 해빙무드로 바뀔 수도 있고,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

북한은 지난달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단거리 미사일을 연달아 시험발사한 이후 군사적 도발을 중지한 상태다. 그후 지금까지 남북 간에는 대화도, 도발도 없는 휴지기가 이어져 왔다. 북한의 로켓발사(4월5일), 2차 핵실험(5월25일), 계속된 미사일 도발 등 숨가쁘게 위기상황으로 치닫던 한반도 정세는 불안한 소강국면이다.

하지만 8월은 다르다. 크고 작은 정치 일정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남북 관계가 긍정적인 방향이든, 부정적인 방향이든 요동칠 수 밖에 없다.

1차 변수는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 담을 대북 메시지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와 대화 테이블 복귀를 촉구하는 원칙적인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8·15 이전에라도 남북관계 또는 북·미관계에 진전이 있을 경우 보다 전향적이고 과감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차 변수는 다음달 17∼27일 실시될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다. 외부 침략에 대한 방어 훈련인 UFG 연습은 한국군이 작전을 주도하고 미군이 지원하는 형태로 실시된다. 올해 연습에는 5만6000여 명의 한국군과 해외 미군, 주한 미군 1만여 명 등이 참가한다.

특히 이번 UFG 연습에는 기존 연합방위체제의 작전계획인 ‘작계5027’을 대신한 새로운 공동작전계획(공동작계)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유엔군사령부는 24일 북한 측에 UFG 연습은 방어준비태세 연습이며 어떠한 면에서도 도발행위는 아니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북한이 UFG 연습을 빌미삼아 반발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북한이 지난 3월 키리졸브 한·미 합동군사훈련때
처럼 UFG기간 군 통신선을 끊고 남북간 육로 통행을 차단하는 강수를 둘 수 있다. 이 경우 개성공단은 다시 위기를 맞으며 남북관계 긴장지수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기와 상관없는 변수들도 있다. 이들이 어떻게 맞물리면서 풀리느냐에 따라 8월 한반도는 극적인 반전을 맞이할 수도 있다.

우선 북한에 억류중인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와 미국 여기자 문제를 들 수 있다. 북·미는 여기자 석방 문제를 놓고 심도있는 물밑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 문제와 여기자 문제가 동시에 급진전된다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새로운 해빙무드를 맞이할 수 있다.

또 미국이 북한에 제시한 ‘포괄적 패키지’ 속에 담긴 당근도 변수 중 하나다. 미국은 북한이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 북·미 관계정상화, 평화체제 보장, 대북 에너지·경제지원 등 정치·경제를 망라하는 선물 보따리를 풀 수 있음을 약속했다. 북한의 겉으론 부정적 입장을 취했지만, 속으론 복잡한 계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경제사정과 후계 문제 등 북한내 권력사정을 감안할 때 수용쪽으로 기울일 수 있다는 희망섞인 분석도 나온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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