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준 사람은 기억 못해도 안 준 사람은 기억해?

뇌물 준 사람은 기억 못해도 안 준 사람은 기억해?

기사승인 2009-07-29 17:38:01
[쿠키 지구촌] “뇌물 준 사람은 (너무 많아) 기억 못하지만 뇌물 안 준 사람은 기억한다.”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쉬궈위안(53) 전 네이멍구 츠펑시장은 27일 바오터우시 인민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6년의 재직기간 동안 3200만위안(58억원)의 뇌물을 받아 기소됐다.

그는 일 처리할 때는 물론 명절이나 업무상 해외출장을 갈 때마다 돈을 받아 챙겼다. 지역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특혜를 주고, 직원들을 승진시킬 때도 반드시 뇌물을 받았다. 츠펑시에서 뇌물을 주지 않는 사람은 사업을 할 수 없었고, 뇌물을 주지 않는 관리는 승진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북방신보가 29일 보도했다. 그는 체포되기 전날에도 부인과 함께 어떤 사람으로부터 고가의 그림을 뇌물로 받을 것인지 의논했다고 한다.

뇌물로 받은 금품 종류도 다양했다. 중국 인민폐와 미국 달러, 유로화, 엔화 등 외국 화폐는 물론 금, 은, 옥, 비취, 상아, 그림, 골동품 등 종류를 가리지 않았다. 380만위안짜리 별장도 선물로 받았다. 북쪽 끝 네이멍구에서 살았던 이들 부부는 200만위안의 현금과 각종 보석을 금고에 넣어 남쪽 끝 윈난성의 한 사당을 찾아 불상 밑에 보관하는 등 뇌물 관리에도 철저했다.

그는 법정에 제출한 참회서에서 “나는 졸장부 관원이 아니며 다만 탐관일 뿐이다”고 말했다. 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
오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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