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이 3번이나 했지만 30홈런을 친 선수가 30도루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들어선 홈런왕 타이틀을 딴 선수조차도 홈런 30개를 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20-20’(홈런 20개·도루 20개 이상)만 달성해도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불린다.
‘20-20’ 역시 90년대 후반엔 한 해에 6명(99년)이나 달성하긴 했지만 최근 들어선 1년에 한 선수도 기록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간은 한 명도 없었고 2007년(양준혁)과 지난해(클락)엔 각각 1명 만이 ‘20-20’의 멤버가 됐다. 컨트롤 등 투수들의 능력과 포수의 송구 능력 등이 전반적으로 향상됐고 ‘20-20’에 근접한 강타자들일수록 집중 견제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체 경기의 3분의 2를 치른 올해엔 복수의 ‘20-20’ 멤버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히어로즈의 클락(33)과 황재균(22)이다. 28일 현재 클락은 15홈런 15도루를 기록하고 있고, 황재균은 14홈런 24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어 달성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두 선수 외엔 LG 박용택(30·13홈런 10도루)과 SK 최 정(22·13홈런 10도루), 삼성 신명철(30·13홈런 11도루) 등이 ‘20-20’ 클럽 가입이 유력한 선수들로 꼽힌다. 지난해 22홈런 25도루로 ‘20-20’을 달성했던 클락을 제외하면 모두 첫 도전이다. 황재균을 제외하곤 홈런 수에 비해 도루 숫자가 적지만 도루는 마음만 먹으면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변수는 홈런 숫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삼성 강봉규(31·12홈런 8도루)와 KIA 안치홍(19·12홈런 8도루) 등도 후반기 활약에 따라 ‘20-20’ 클럽 가입을 노크할 수 있는 후보들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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