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홈리스 귀향작전

뉴욕시 홈리스 귀향작전

기사승인 2009-07-30 16:14:01

[쿠키 지구촌] 파리행 비행기 티켓 6332달러, 요하네스버그행 2550.70달러, 올랜도행 858.40달러….

기업 임원의 여름휴가 비용이 아니다.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홈리스 귀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 뉴욕시가 가족별로 제공한 항공편 가격이다. 고향에 돌아가겠다는 노숙자들에게는 비행기 티켓과 기차 요금은 물론이고 상황에 따라 현지 월세까지 지원하지만 결코 주지 않는 게 있다. 돌아오는 항공료다. 노숙자 손에 쥐어진 편도 티켓은 뉴욕을 떠나라는 부탁이다.

뉴욕시 노숙자 귀향 프로그램은 150년 전통의 ‘트래블러스 에이드’와 이를 본뜬 구세군의 ‘홈워드 바운드’를 벤치마킹해 2007년 시작됐다. 1년 예산은 50만달러(약6억1900만원). 현재까지 550가족이 이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5개 대륙 및 미국 24개 주로 이주했다. 꼭 고향에 돌아갈 필요는 없다. 해당 도시에 이들 가족을 맞아줄 친척이 살고 있다는 것만 확인되면 곧바로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 지난 28일 푸에르토리코로 떠난 헥터 코레아는 떠나기 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뉴욕은 내가 생각했던 도시가 아니었다. 가족과 함께 장인이 있는 곳에 갈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귀향을 돕자는 인도적 취지 뒤에는 비용을 절감하려는 속내가 숨어있다. 노숙자 쉼터에서 한 가족을 먹여살리는 데 연간 3만6000달러(약4460만원)가 소요되는 데다 노숙자 수가 계속 늘고 있어 각종 시설은 포화상태다.

귀향 프로그램이 노숙자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비판도 나온다. 시민단체 파트너십포홈리스 아놀드 코언 회장은 “(뉴욕시가) 노숙자 문제를 다른 도시로 떠넘기고 있다. 어딜 가든 이들 가족에게는 여전히 집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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