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광화문 광장에 위치한 이순신 장군 동상 앞 분수 명칭이 ‘분수 12·23’으로 발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숫자 12가 명량대첩에 사용된 배 12척을 상징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30일, 내달 1일 개장하는 광화문 광장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고 ‘분수 12ㆍ23’에 대해 명량대첩에서 왜선 133척을 격파한 ‘12척의 배’와 ‘23전 23승’이라는 불패신화를 이룬 충무공의 기상을 상징하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명량대첩에 사용된 배는 13척이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이순신 장군이 선조에게 “신에게는 아직 12척이 있습니다”라는 유명한 장계를 올렸지만 실제 전투에서는 한 대가 추가돼 13척이 133척과 싸웠다는 것이다. ‘임진왜란해전사’를 쓴 해군사관학교 이민웅 교수는 “전투에 사용된 배는 13척이 맞다. 처음에 선조에게 상소문을 썼을 때는 12척이었지만 명량대첩 당시에 1척이 증가해 13척으로 싸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충사 관계자도 “명량대첩에서는 13척이 왜적의 배 133척과 싸웠다는 내용은 백사 이항복이 비문을 쓴 ‘전라좌수영 대첩비’에 나온다”며 “서울시가 명량해전을 염두에 두고 12척이라고 했다면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이순신 장군이 장계를 올린 뒤 한척이 추가돼 13대가 됐다는 이론이 있지만, 그건 지휘선이고 실제 전투에 참여한 배는 12척”이라며 “또 ‘신에게는 아직 12척이 있다’고 밝힌 장계가 워낙 유명해 12척으로 했다”고 밝혔다.
‘분수 12·23’이라는 이름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애초 분수 이름에 대해 시민 공모를 했으나 ‘충무공 분수’, ‘불멸의 분수’ 등이 대부분이었다”며 “서울시 직원 중 한명이 ‘분수 12’, ‘분수 23’으로 아이디어를 내자 시장이 두 가지 아이디어를 합해 ‘분수 12·23’으로 최종 선정했다”고 전했다.
한편, ‘12·23’이라는 숫자가 공교롭게도 아키히토 일본 국왕의 생일인 12월 23일과 겹치면서 일부 네티즌들이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 게시판 등에서는 ‘하필 왜적을 물리친 이순신 장군 앞 분수 이름이 일왕 생일과 겹치냐’는 비판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아키히토 일왕의 생일이라는 건 사전에 우리도 몰랐다. 아키히토 일왕이 영원히 살 분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글=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기자,사진=구성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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