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멸망’ 5가지 시나리오

‘미국 멸망’ 5가지 시나리오

기사승인 2009-08-14 17:26:02
[쿠키 지구촌] “중국이 8000억달러가 넘는 미국 국채를 시장에 내다팔기 시작한다. 최대 채권국 중국이 투매를 시작하자 달러가치가 곤두박질 치고 물가는 치솟는다. 한편에서는 석유가 고갈되면서 휘발유 값이 뛴다. 석유 중독증 미국인들이 패닉에 빠진다. 이 와중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파키스탄에서 핵무기를 빼돌린 뒤 미 본토를 동시다발로 공격한다. 뉴욕과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한꺼번에 핵폭탄이 터진다.”

미국 네티즌들이 투표로 만들어낸 미국 몰락 시나리오다. ‘포스트 아메리카’를 논하는 목소리는 많지만 미국이 가까운 미래에 지도상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믿는 이는 없다. 그러나 어떤 국가도 영원하지는 못한다. 미국 역시 생로병사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더구나 슈퍼파워 미국의 항로는 21세기 인류의 미래를 결정한 최대 변수이다. ‘미국은 붕괴되는가’(1999년) ‘문명의 붕괴’(2005) ‘미국은 로마의 길을 걷게 될까’(2007) ‘미국 이후의 세계’(2008) 등 세계 지성들이 끊임없이 미국의 종말을 묻고 탐구하고 토론하는 이유다.

워싱턴포스트가 운영하는 온라인 저널 슬레이트는 지난 주 144가지 미국 붕괴 시나리오를 작성한 뒤 독자 6만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응답을 분석한 결과 ‘중국의 미 국채 투매’로부터 시작해 ‘핵무기 테러’로 이어지는 멸망 시나리오가 만들어졌다. 답변은 오늘을 사는 미국인들의 고민과 공포를 그대로 보여준다.

최대 위협은 ‘핵무기 테러’(10.5%)였다. 이슬람 극단주의 탈레반이나 알카에다 세력이 파키스탄에서 핵무기를 빼돌린 뒤 미국을 공격해서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는 대재앙 시나리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구인의 DNA에 새겨진 핵공포와 9·11테러가 가져온 악몽이 기묘하게 결합된 모양새다. 적어도 미국인의 의식속에서만큼은 ‘대테러정국’이 진행형이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2위 ‘석유고갈’(9.3%)과 5위 ‘이스라엘·아랍 전쟁’(7.6%) 역시 전후 세계가 공유해온 고전적 인류 멸망 시나리오와 닮았다.

1980년대 일본의 위협은 중국으로 완벽하게 대체됐다. 4위 ‘중국의 미 국채 투매(8.2%)’ 시나리오에서는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두려움과 현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이 뒤섞여있다. ‘항생물질에 대한 내성’(3위·8.5%)은 어떤 약으로도 치료할 수 없는 슈퍼 바이러스가 탄생해 미국을 휩쓸게 된다는 시나리오다. 항생제와 성장촉진제로 뒤범벅이 된 육류에 대한 불안이 원인이다.

인도를 위협으로 느끼는 목소리는 거의 없었다. 미국이 전면전이나 군사력 저하로 멸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굳은 믿음도 드러났다. 남성은 여성보다 중국을 더 두려워했고, 민주당원이 보수적 공화당원들보다 석유고갈을 더 걱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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