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 최고령 투수 ‘회장님’ 송진우 은퇴

43세 최고령 투수 ‘회장님’ 송진우 은퇴

기사승인 2009-08-16 17:55:02
[쿠키 스포츠] 무더웠던 8월16일 일요일 한낮, 한 공중파 방송사 화면에 속보가 떴다. ‘한화 송진우 선수 은퇴’. 한 프로야구 선수의 은퇴 소식이 그렇게도 중요한 뉴스일까, 라고 물었다면 많은 야구 팬들은 억장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으로 “그렇다”라고 답했을 것이다. 한국프로야구에 있어서 송진우는 그런 존재였다.


그는 통산 671경기에 출장해 3003이닝동안 마운드를 지켰다. 210승 103세이브를 올렸고 2048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1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200승과 100세이브, 2000 탈삼진 등 3가지 기록을 모두 갖고 있는 선수는 존 스몰츠(보스턴 레드삭스) 한 명 뿐이다.

투수 부문의 웬만한 기록과 최고령 기록은 거의 그가 갖고 있다. 그러나 기록 만으로 그를 설명할 수는 없다. 그는 누구나 끝났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 어느샌가 또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1989년 빙그레(한화의 전신)에 입단하며 데뷔전을 완봉승을 장식했던 그는 1996년까지 불같은 강속구로 최고 투수로 인정받았지만 나이가 30을 넘어선 뒤 1997년과 1998년 각각 6승에 그쳤다. 모두들 ‘이제 끝인가’라고 생각했던 그때 송진우는 1999년 제구력과 수 싸움으로 화려하게 부활한다. 무려 186.2 이닝을 소화하며 15승5패6세이브를 기록하며 시즌을 마무리한 그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감격까지 맛본 후 또다른 승부수를 던진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노동조합 성격인 선수협의회를 구성하고 초대 회장을 맡은 것이다. 초반엔 엄청난 마찰이 있었지만 차분하고 성실한 성격의 그는 서서히 여론의 지지를 얻으면서 큰 잡음없이 선수협 인정 및 FA제도 도입을 이끌어냈다. 성적과 연봉으로 부러움을 받는 선수가 아니라,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을 받는 선수가 바로 송진우였다.

국내프로야구 최고령 투수이자 존경받는 ‘회장님’이었던 송진우(43)는 16일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가족, 구단과 상의해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한화는 전했다. 한화는 송진우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최고 투수이며 21년간 팀에 공헌한 점을 고려해 내년부터 야구 외국연수를 보내줄 계획이며 올 시즌 남은 경기 중 하나를 선택해 은퇴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정승훈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