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투수가 부진하면 곧 패배로 연결될 뿐만 아니라 감독의 투수 운용 계획이 어긋날 수밖에 없다. 앞서던 경기를 역전당해 내주면 팀 전체가 흔들린다. 마무리 투수가 무너지면 1패 이상의 충격이 되는 이유다.
18일 현재 세이브부문 1위는 22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 두산 이용찬과 롯데 애킨스다. 2006년부터 3년 연속 세이브왕이었던 오승환(삼성)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어서 두 선수 중에서 세이브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두 선수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 7월 중순까지 오승환과 함께 19세이브로 공동 1위였던 이용찬은 이후 한달 간 3세이브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지난 15·16일엔 이틀 연속 블론 세이브(앞선 상황에서 등판해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하는 것)를 기록했다. 애킨스는 올 시즌 블론 세이브가 2개 밖에 없을 정도로 꾸준하지만 최근 등판 때마다 안타와 실점을 허용,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이브왕 타이틀이 유력한 선수들조차 믿음을 주고 있지 못한데다 각 팀별로 잔여게임이 많지 않아 지난 2001년 이후 8년만에 30세이브 투수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2001년 진필중(두산)이 23세이브로 세이브 타이틀을 차지한 이후 지난해까지 세이브왕은 모두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다<표 참조>.
시즌 개막 때 마무리였던 선수가 꾸준히 활약해주고 있는 팀은 절반도 안된다. 마무리 투수들이 흔들리며 순위싸움은 더욱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 마무리 투수가 얼마나 제 역할을 해주느냐가 또다른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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