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율 4점대 탈삼진왕 나오나

방어율 4점대 탈삼진왕 나오나

기사승인 2009-08-25 17:27:00
[쿠키 스포츠] 투수에게는 상대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울 때만큼 짜릿한 게 없다고 한다. 팬들이 삼진을 잡을 때마다 ‘K(야구 기록시 삼진을 표시하는 기호)’라고 씌어진 종이를 하나씩 이어붙이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다. 응원하는 팬들도 상대 팀 타자를 삼진으로 잡는 투수에게서 희열을 느낀다.

타자가 삼진을 당하는 것은 투수와의 수 싸움에서 밀린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투수의 구위가 뛰어나 공을 제대로 배트에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폭포처럼 떨어지는 변화구를 갖춘 투수가 대개 탈삼진왕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24일 현재 탈삼진 1위는 롯데 조정훈이다. 151⅔이닝 동안 150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2위는 2006·2007년 탈삼진왕이었던 한화 류현진이다. 144이닝 동안 141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탈삼진 타이틀은 꼭 따겠다”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고, 조정훈 역시 “팬들과 관계자들에게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며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롯데는 18게임, 한화는 24게임이 남아있는데 로테이션 일정 등에 따라 5∼7번 정도 등판이 가능한 상황이다. 두 선수 모두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어 최대한 많은 게임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의 1이닝당 1개 꼴의 비슷한 비율로 삼진을 기록중인 만큼 시즌 끝까지 얼마나 많은 이닝을 던지느냐에 따라 탈삼진왕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눈길을 끄는 것은 압도적인 구위의 대명사인 탈삼진왕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두 선수 모두 방어율이 4점대라는 것. 조정훈은 4.69, 류현진은 4.06이다. 두 선수의 방어율 추이가 현재와 비슷하게 이어진다면 2002년 KIA의 김진우 이후 7년만에 4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탈삼진왕이 탄생하게 된다. 김진우는 2002년 탈삼진 177개를 뺏으며 1위에 올랐으나 방어율은 4.07로 14위에 머물렀다.

어느 선수가 몇 개의 삼진으로 탈삼진왕이 될 것인지와 함께 4점대 방어율의 탈삼진왕이 재탄생할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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