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선수들 중 최대어인 김태균 이범호(한화)의 일본행 가능성이 초미의 관심사다. 두 선수에 대한 일본 스카우트들의 눈길이 심상치 않다.
김태균과 이범호는 지난 해 말부터 올 시즌 후 일본행 가능성이 예상됐다. 게다가 올해 초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맹활약하며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일본 구단 라쿠텐과 한신 등의 스카우트가 두 선수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았고, 임창용 영입으로 한국 선수에 호감을 갖고 있는 야쿠르트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에선 두 선수 외에 강동우 이도형 김민재 등도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 후 팀을 정비하는 일과 FA 자격을 얻는 팀의 주축 선수들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구단으로선 난감한 상황이다.
한화는 일단 김태균 이범호를 잡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윤종화 단장은 26일 “무조건 잔류시킨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며 “팀을 위해 기여한 만큼 합당하고 적정한 대우를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붙박이 4·5번 타자를 맡고 있는 두 선수를 빼고선 내년 시즌 그림을 그리기가 힘들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윤 단장은 “두 선수가 일본으로 간다면 잡고 싶어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라는 얘기도 했다. 쥐어줄 수 있는 금액에서 일본과 차이가 많은 만큼 일본 구단이 적극적으로 달려든다면 두 선수를 주저앉히기는 힘들지 않겠냐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 두 선수는 “기회가 생긴다면 큰 무대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표시하고 있다. 일본 구단이 두 선수에 대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좋은 조건을 제시하느냐가 결국 두 선수의 일본행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SK 박재홍과 삼성 박한이, KIA 이종범 김상훈 등도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나이 등을 감안할 때 대부분 소속 팀과의 재계약 가능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포수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김상훈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올 시즌 후 FA가 예정됐던 삼성 양준혁과 KIA 장성호는 부상 등으로 출전 게임이 줄어들면서 FA 자격요건 갖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KIA의 원투 펀치 구톰슨과 로페즈, 한화 마무리 토마스, LG 4번타자 페타지니 등 용병 선수들의 일본행 가능성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일본 구단들은 우즈(전 주니치)와 그레이싱어(요미우리) 등 한국을 거친 선수들이 일본 무대를 평정한 사례가 있는 만큼 새 선수를 발굴하기보다는 한국에서 검증된 선수들을 스카우트하겠다는 계산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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