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25일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사무실에 도둑이 들어 교수 연구실 10여곳의 열쇠꾸러미를 훔치고, 연구실의 문을 일일이 따서 양주 한 병을 가져갔다고 30일 밝혔다. 서울대 관계자는 “과사무실에 침입해 다른 것은 안 뒤지고 열쇠만 가져간 점으로 미뤄 내부자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찰은 개강 후 교수들이 출근한 뒤 집계하면 피해액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교내에 미리 공지됐던 정전을 틈타 공대 교수 연구실 등 4곳에 도둑이 들었다. 도둑은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카드 등 돈이 될 만한 물품을 훔쳐갔다. 전기가 나가면서 공대 구내에 설치된 CCTV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틈을 노린 것이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에도 도둑이 서울대 인문대 학장실에 침입해 양주 한 병을 훔쳤으나 끝내 잡히지 않았다.
서울대는 캠퍼스가 넓은 데다 사생활 침해 논란 등으로 CCTV 설치를 반대하는 사람이 많아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좀도둑이 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대 절도 사건은 흔히 미궁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CCTV가 적고 경비인원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