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정운찬의 첫 시험대… 청문회서 구체적 입장 밝혀야

‘세종시’ 정운찬의 첫 시험대… 청문회서 구체적 입장 밝혀야

기사승인 2009-09-06 16:59:01
[쿠키 정치] 정운찬 총리 내정자가 첫 시험대에 올랐다.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건설문제다. 정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세종시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혀야 하고, 국회에서 총리임명동의안에 통과될 경우 세종시 건설을 행정적으로 지휘감독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정 내정자는 총리로 지명된 직후 서울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행정복합도시는 경제학자인 내 눈에 효율적 계획은 아니다. 원점으로 돌리기는 어렵겠지만, 수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은 정 내정자의 발언이 ‘세종시 건설 수정 발언’이라며 들끓었다. 정 내정자는 다음날인 4일 “개인 얘기를 언론이 진지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면서도 “(발언한 것에) 후회는 없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있으나, 정 내정자의 소신은 수정쪽에 가깝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명박 대통령이 심대평 의원과 정 내정자 등 충청권 총리를 선호한 배경에는, 충청 출신 총리가 세종시 문제 해결에 적임자라는 인식도 일부 작용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특히 청와대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정 내정자와 사전에 면담할 당시 세종시에 대한 입장은 주요한 체크포인트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특별법’은 노무현 정부 때인 지난 2005년 통과됐지만, 정부기관을 이전하는 실행임무는 이명박 정부 임기말인 2012년부터다.

세종시 수정안 문제는 정 내정자가 관할하게 될 정부로 공이 넘어올 가능성도 있다. 세종시특별법을 다루고 있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인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은 6일 “세종시건설 특별법은 2005년에 통과됐고, 현재 국회에서는 세종시의 명칭과 관할을 정하는 특별법을 다루고 있다”며 “이후 세종시의 내용을 무엇을 채울 것인지는 정부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여권 내부에서는 세종시 보완책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정부 부처만 이전한다고 해서, 세종시가 제대로 된 자족도시가 될 수 있느냐’는 논리다.
특히 이전할 정부기관 숫자도 변경됐다. 법이 통과될 당시에는 이전 대상기관이 12개 부 4처 2청이었으나, 정부조직 개편으로 9개부 2처 2청으로 조정됐다.

이러한 문제를 포함해 정부기관 이전 숫자도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정 내정자가 서울대 총장 취임 초기인 2002년말 “행정수도가 이전되면 국립대로서 행정수도에 제2캠퍼스 설치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때문에 세종시를 교육·연구중심도시로 개발하는 아이디어도 일부 나온다. 하지만 이미 세종시 문제는 정치권과 지역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돼 보완책 논의 자체도 드센 논란이 불가피하다. 세종시를 둘러싼 정치공방이 확대될 경우, 정 내정자의 최우선 과제가 ‘경제’가 아닌 ‘세종시’가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남도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