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난하이(中 권력핵심부)에 이상기류

중난하이(中 권력핵심부)에 이상기류

기사승인 2009-09-07 17:53:02
[쿠키 지구촌] 중난하이(중국 권력핵심부)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2∼25일 신장위구르지역을 방문했다. 지난 7월 우루무치 유혈사태 이후 첫 방문으로 어느 정도 안정감을 되찾았다는 자신감의 표시였다. 후 주석은 현장에서 많은 위구르인과 한족, 현지 공안관계자들을 만나 격려하고 화합을 다진 뒤 만족감을 나타냈다. CCTV 등 주요 언론매체는 이를 대서 특필했다.

하지만 불과 며칠후 이 지역에서 주사기 테러가 발생했고, 이에 항의하는 한족들의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지금도 불안감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민심은 갈수록 흉흉해지고 있다. 민심회복 차원에서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우루무치시 리즈 서기와 자치구 류아오화 공안청장을 해임했지만 성난 민심은 치안 총책임자 왕러취안 신장자치구 서기를 해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홍콩의 시사평론가 청샹은 7일 “죄를 대신할 어린 양을 찾은 것”이라며 “이렇게 해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단 당국이 대규모 병력을 투입하고 강경대응하면서 우루무치는 다소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도전 받은 최고 지도부의 리더십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우루무치 유혈사태 당시에도 왕 서기 거취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우루무치 유혈사태 촉발의 계기가 됐던 광둥성 내 한족과 위구르족 노동자간 집단 패싸움 책임문제가 거론되면서 중난하이에서 왕양 광둥성 서기도 문책대상으로 거론됐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이들 2명이 모두 후 주석의 권력기반인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이어서 후 주석은 더욱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공산당 최고 지휘부인 정치국 중앙위원이기도 하다. 후 주석이 유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당시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취소하고 급거 귀국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중난하이에서 두 서기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자 후 주석이 “누구의 책임을 따지기 보다는 모두 힘을 합쳐 사태수습에 나서야 한다”고 정리하면서 일단락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우루무치에서 민심이 동요하는 사건이 발생함으로써 후 주석 입지가 상당히 흔들릴 수 밖에 없다고 고위 외교소식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건국 60주년(10월1일)을 앞두고 전 인민의 화합과 조화를 강조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상황은 더욱 민감하다. 이를 계기로 중난하이에서 정치투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때마침 오는 14일부터 예정된 제17차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회(4중전회)에서도 왕러취안 서기 거취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
오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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