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부부,총리에 “냉동배아 살려주세요” 탄원… 둘째 얻는 소원 성취

英 부부,총리에 “냉동배아 살려주세요” 탄원… 둘째 얻는 소원 성취

기사승인 2009-09-10 22:07:00
[쿠키 지구촌] 영국의 한 불임 부부가 총리에게 탄원을 한 끝에 폐기 운명에 처했던 자신들의 냉동배아를 살려냈다.
덩달아 둘째를 얻으려던 부부의 소원도 이뤄지게 됐다.

고든 브라운 총리는 9일 글로세스터셔에 사는 멜라니에·로버트 글래드윈 부부가 낸 탄원을 받아들여
냉동배아 보존기간을 연장해주기로 했다고 영국 일간 타임이 보도했다.
브라운 총리는 “보존 기한이 지난 배아를 버리지 않도록 ‘인간의 생식과 태아에 관한 법률’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발효되는 개정 법안에서는 배아 보존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한다.
브라운 총리의 결정은 글래드윈 부부가 냉동 배아를 보존하게 해 달라고 탄원서를 제출한지 24시간만에 전격 이뤄졌다.


부부는 6년 전, 아내가 자궁암에 걸렸고, 치료 과정에서 생식 능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의사 진단을 받은 후 배아를 냉동시켰다.
하지만 시한 족쇄가 문제였다. 현행 법은 배아 보존 기간을 5년으로 정하고 있어, 애써 얻은 배아를 강제 폐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던 것.
부부는 이미 냉동 수정을 통해 얻은 세 살 아들이 있지만, 둘째 아이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기에 궁리 끝에 총리에게 호소했던 것이다.



소식을 들은 아내 멜라니에(28)는 “가족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잃지 않게 돼 황홀할 지경”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글래드윈 부부처럼 5년 넘게 배아를 보존해 와 폐기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던 다른 이들에게도 희소식이다. 2007년 현재 영국에서는 4만8000쌍의 부부가 냉동배아를 보유하고 있다. 남편 로버트는 “다른 부부들도 우리와 같은 혜택을 볼 수 있다니, 너무나 다행스럽다”고 좋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손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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