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6선발 체제를 구축해도 될 정도로 튼튼하던 선발진의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다. 마무리 유동훈을 필두로 한 손영민 곽정철의 우완 불펜 3인방이 힘이 다소 떨어진 팀을 버텨내고 있다. 손영민은 주로 롱맨 역할을 하고 곽정철이 셋업맨, 유동훈이 마무리를 맡는 식으로 역할 분담도 확실하다.
15일 목동경기가 대표적이다. 호투하던 선발 구톰슨이 6회 들어 갑자기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위기에 몰렸고,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패한다면 SK에 선두를 내줄 상황이었다. 그러나 KIA는 손영민(2이닝)-곽정철(⅔이닝)-유동훈(1⅓이닝)을 잇따라 투입하며 한 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8회 2사 후 실책이 이어지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3명의 불펜투수가 허용한 안타는 하나도 없었다. 유동훈은 특히 긴박한 1위싸움 와중에도 17경기 연속 무실점, 홈경기 방어율 0.00의 기록을 이어가며 KIA의 믿음직한 소방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SK 역시 최근 들어 글로버 외엔 확실하게 6이닝 이상을 책임져주는 선발투수가 없다. 그런 가운데서도 13연승을 일굴 수 있었던 것은 전천후로 출격하는 좌완 불펜투수들의 힘이 컸다. 전병두와 이승호 정우람으로 이어지는 SK의 좌완 불펜투수들은 KIA와 달리 딱히 정해진 역할이 없다.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롱맨과 마무리를 겸하고 있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최대한 오래 던지는 식이다.
15일 잠실경기에서 전병두는 6회 네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전병두의 구위가 좋다는 판단이 서자 SK 김성근 감독은 투수를 끝까지 바꾸지 않았다. 전병두는 9회까지 4이닝을 던졌지만 단 한 개의 안타도 맞지 않았고 13연승의 주역이 됐다. 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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