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으로 시작… 외국인 범죄 갈수록 급증

체납으로 시작… 외국인 범죄 갈수록 급증

기사승인 2009-09-20 19:58:00

[쿠키 사회] 지난 1일 자국 여성 납치 혐의로 구속된 베트남 산업연수생 부이응옥 쯔엉(27)은 “나는 베트남에 있는 ‘하노이 마피아’ 조직원”이라고 경찰에 자신을 소개했다. 함께 검거된 8명 가운데 혼자만 그런 주장을 했다.

쯔엉을 조사한 서울 수서경찰서 김명환 경사는 그 말의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김 경사는 “그가 베트남에서 폭력 조직원이었는지 확인할 수는 없다. 검거된 베트남 사람들은 스스로 ‘조직원’이라고 하지만 하는 짓은 골목 패거리 수준”이라고 말했다.

쯔엉은 지난해 2월 우리나라로 왔다. 첫 직장에서 8개월간 착실하게 일했다. 적어도 범죄를 목적으로 입국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를 범죄자로 내몬 것은 임금 체불이었다. 두번째 직장에서부터 세번째 직장까지 6개월 동안 월급을 받지 못했다. 김 경사는 “임금 체불 때문에 범죄의 길로 빠지는 산업연수생이 많다. 외국인 범죄가 늘어나는 한가지 이유”라고 했다.

쯔엉은 지난 5월 투 잡(two job)을 시작했다. 주중에는 경남 마산에서 자동차 프레임을 만들고, 주말에는 경기도 부천에서 베트남 출신 패거리가 관리하는 도박장 입구를 지켰다. 도박장 앞에 서 있을 때는 안주머니 속에 예리한 흉기를 감춰뒀다. 세번째 직장을 그만둔 지 한달 뒤인 지난 6월말 쯔엉은 마산에서 알게 된 베트남인 동생들과 납치를 저질렀다.

외국인 범죄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폭력 성향도 점차 강해지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규식 의원이 20일 공개한 경찰청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범죄는 2007년 1만4524건에서 지난해 2만523건, 올들어 지난달까지 1만5466건에 이른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강도, 성폭행, 살인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건수가 338건에 달해 이미 지난해(330건)와 2007년(284건)을 뛰어넘었다.

외국인 범죄는 수도권 지역에서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경남은 2007년 628건에서 지난해 1291건으로 두배 가까이 범죄가 늘었고, 대전도 같은 기간 118건에서 260건으로 급증했다.

범죄 전문가들은 “체류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폭력으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영역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같은 문화권끼리 모임이 늘면서 갈등 요소가 생기는 것도 범죄 증가의 이유다. 최 의원은 “우리나라가 사실상 다문화 사회로 진입했기 때문에 외국인 범죄는 증가할 것”이라며 “경찰을 비롯한 정부 당국의 세심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강창욱 이경원 기자
keys@kmib.co.kr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권기석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