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위가 남긴 흔적들…내년이 더 기대되는 히어로즈

6위가 남긴 흔적들…내년이 더 기대되는 히어로즈

기사승인 2009-09-25 16:44:01
[쿠키 스포츠] 히어로즈는 올 시즌 6위가 확정됐다. 지난해 7위에서 한 계단 올라선 셈이다. 그러나 아쉬움이 크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놓고 롯데·삼성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기 때문이다. 지난 주 1위 KIA와 롯데·삼성과의 6연전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면서 히어로즈는 분루를 삼켜야 했다. 내년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히어로즈가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에 남긴 흔적은 적지 않다. 다른 구단과 달리 모 기업이 없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4위 싸움을 펼쳐 프로야구 흥행에 큰 역할을 했다.

이보근 김영민 강윤구 등 젊은 투수들과 함께 한국 야구를 향후 10년 이상 든든하게 지켜줄 만한 대형 내야수 2명을 키워냈다. 스물 두 살 동갑내기인 유격수 강정호와 3루수 황재균이 그들이다. 2명의 성장은 김시진 감독의 모험이 만들어낸 결과다. 시즌 전 김 감독은 “3루수와 유격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세대교체를 완성하겠다. 책임은 내가 진다”며 각오를 밝힌 바 있다. 현재로선 대성공이라는 평가다.

김 감독은 시즌 후 대대적인 팀 개혁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투수진 개편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김 감독은 25일 “올 시즌 타자들에게 100점 만점에 75점 정도를 준다면 투수진은 25점밖에 못준다”며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구는 이름 값으로 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올 시즌 선발로 뛰었다고 내년에도 선발 한 자리에 이름 올릴 생각 하지 말라는 얘기다. 김 감독은 올시즌 후반기 가장 빼어난 피칭을 했던 황두성을 언급하며 “올해는 잘했지만 내년은 또 모르는 것”이라며 “초반 몇 번 선발로 내보내보고 좋지 않으면 바꿔야지”라고 했다.

지난해 3년 계약을 했던 김 감독은 내년 2년차 감독이 된다. 1년차였던 올해엔 성적에 큰 부담이 없었지만 내년 시즌에는 성적에 대한 부담이 올해보다는 훨씬 크다고 했다. 개인의 명예도 있지만 메인 스폰서를 아직 구하지 못한 전체 구단 사정과도 무관하지 않다.

히어로즈는 막강한 타선을 갖춘 만큼 투수진만 제대로 갖춰지면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투수 조련은 1992년 은퇴 이후 투수코치만 십수 년을 해온 그의 전공이다. 강정호 황재균 정도의 활약을 해줄 투수만 키워내면 히어로즈의 내년 전망은 한층 밝아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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