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김주찬이 1차전처럼 매서운 방망이를 뽐낼 수 있을 것이냐. 아니면 1차전에서 무기력했던 이종욱이 다시 살아날 것이냐. 두산과 롯데가 맞붙은 준플레이오프의 결과는 사실상 이 두 선수의 활약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 29일 1차전에서 그것은 여실히 증명됐다.

정규 시즌에서 타율 0.310을 기록하며 2년 연속 3할타자로 우뚝 선 김주찬은 5타수 3안타를 때려냈다. 도루 등 특유의 가속력 만점 주루 플레이는 선보이지 못했지만 3안타 중 2루타를 2개나 치며 2타점을 올리는 등 장타력을 뽐내며 사실상 해결사 노릇을 했다.

특히 볼카운트가 몰렸을 때 어이없는 볼에 배트를 휘두르던 모습이 사라졌다. 29일 경기에서 김주찬은 3안타 모두 2스트라이크 이후에 쳐냈다. 그만큼 경기에 집중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두산의 리드오프 이종욱은 한 번도 1루를 밟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시즌 중에도 롯데 투수 조정훈에게는 철저히 묶였던 이종욱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에 삼진을 2개나 당했다. 특히 1-1로 두 팀이 팽팽히 맞서 있던 5회말 2사 만루의 찬스에서 원바운드성 포크볼에 삼진으로 돌아선 장면은 이날 승부를 가른 분수령이 됐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베이스러닝은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 김민호 주루코치가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했다”며 기대를 나타냈지만 가장 주루 능력이 뛰어난 이종욱이 전혀 출루를 못하면서 ‘발야구’ 두산의 강점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고졸 2년차에 큰 경기 경험이 전무한 롯데 포수 장성우를 흔들어놓겠다는 전략도 물거품이 됐다.

향후 경기에서도 김주찬과 이종욱이 어떤 활약을 보이느냐에 두 팀의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1차전에서 완패했지만 이종욱이 다시 살아난다면 준플레이오프는 접전 양상이 될 수 있다. 두산으로선 이종욱이 국가대표 1번타자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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