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지존’ 임성한 맞아?…‘보석비빔밥’ 소리 없이 선전

‘막장 지존’ 임성한 맞아?…‘보석비빔밥’ 소리 없이 선전

기사승인 2009-11-16 16:43:01

[쿠키 연예] 임성한 작가가 변한 것일까. 전작 ‘하늘이시여’, ‘아현동 마님’ 등으로 ‘막장 드라마’의 원조 격으로 불리던 임 작가가 ‘색깔이 확 바뀐’ MBC 주말 특별기획 ‘보석비빔밥’으로 선전, 눈길을 끌고 있다. 시청률 30%를 훌쩍 넘긴 전작의 폭발적인 인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시청률 15% 정도로 안정권에 접어들었고, 무엇보다 드라마 자체에 대한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보석비빔밥’은 전형적인 주말 홈드라마를 지향하고 있다.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과 해소가 근간이다. 젊은 주인공들은 저마다 인연을 찾고, 중장년층은 소소한 일상을 이어나간다. 보석에서 따온 주인공 4남매(비취, 루비, 산호, 호박)의 색다른 이름 정도를 제외하면 별다른 특이한 점도 없다.

전작에 비해 지극히 평범한 구성이지만 임 작가는 ‘보석비빔밥’에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드라마 세계를 풀어놓는다. 억척스러운, 자존심이 강한 여자 주인공과 과거 비밀을 간직한 채 이해와 배려로 똘똘 뭉친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은 여전하다. 다만 화법 자체가 크게 달라졌다.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포용과 용서가 드라마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임 작가 작품을 관통하는 단어인 원한과 복수와는 전혀 다른 색깔이다.

임 작가의 변신 아닌 변신에 시청자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임 작가 다시 봤습니다’, ‘예전 작품과 다르네요’라는 반응이 나온다. 아직까지도 일부 과장된 화법이 눈에 띄긴 하지만 억지 설정과 비현실적인 극적 전개를 많이 배제했기 때문이다.

반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원칙도 있다. 소위 잘 나가는 스타를 기용하지 않는 습관은 ‘보석비빔밥’에서도 지켜졌다. ‘아현동 마님’에서 대머리 분장으로 코믹 연기를 흉내내 시청자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든 고나은은 이태곤과 함께 임 작가의 새로운 페르소나로 떠올랐다. 마땅한 주연작 없이 주변을 맴돌던 소이현은 물 만난 고기처럼 톡톡 튀는 매력을 발산한다. 수도승 지원자로 출연하고 있는 마이클 블렁크는 아예 연기 경험이 일천한 외국인 신인 연기자다.

임 작가는 지난 9월 ‘보석비빔밥’ 방영을 앞둔 시점에서 “작품 시작하기도 전에 소재만 갖고 ‘패륜’, ‘막장’이라고 단정 짓는 것에 대해서 무슨 말을 하겠나. 할 말이 없다. 그러려니 한다”며 답답한 심경을 털어놓은 바 있다. ‘보석비빔밥’은 자신의 작품을 막장 드라마로 폄하하던 시청자에 대한 나름의 대답인 셈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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