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논란곡’이 ‘올해의 앨범상’… 결국 반쪽으로 끝난 ‘MAMA’

‘표절 논란곡’이 ‘올해의 앨범상’… 결국 반쪽으로 끝난 ‘MAMA’

기사승인 2009-11-24 09:08:01

[쿠키 연예]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그나마 잔칫상에 오른 음식도 상했다. 기껏 모인 손님들은 얼굴을 찌푸리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제1회 ‘Mnet Asian Music Awards'(이하 MAMA)’의 슬픈 자화상이다.

△시작부터 삐걱=‘MAMA’는 준비 단계부터 숱한 잡음이 흘러나왔다. 후보 선정과 시상을 두고 해묵은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그룹 슈퍼주니어와 소녀시대, 샤이니 등이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아예 보이콧을 선언했다. 가수 장윤정, 박현빈 등이 소속된 인우기획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 SM의 불참으로 인해 ‘MAMA’는 졸지에 ‘반쪽 시상식’으로 전락했다. ‘MAMA’는 SM의 초강수에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그도 그럴 것이 ‘MAMA’는 전신인 ‘MKMF(Mnet Km Music Festival)’ 때부터 SM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SM도 H.O.T와 보아, 동방신기의 특별무대를 선사했다.

‘MAMA’는 행사에 임박해서도 SM의 참여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SM은 끝내 거부했고 이 때부터 가요계 일각에서 ‘MAMA’가 나머지 3대 기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와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에 나름대로 성의를 보일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올해의 앨범상이 표절 논란=‘MAMA’는 가요 시상식의 대상 격으로 올해의 노래상과 앨범상, 가수상을 준비했다. 심사 기준은 공정성 논란을 의식한 빛이 역력했다. 팬들의 인기 투표인 시청자 투표를 앨범상 반영에 배제했고 노래상과 가수상 또한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쳤다. 전문 심사위원도 가요계 유력한 인사들로 꾸려졌다.

하지만 결과는 ‘반쪽 시상식’을 벗어나지 못했고 수상자 또한 ‘나눠 먹기’의 절정판이었다. 영화 시상식으로 따지면 최우수작품상에 해당되는 앨범상은 지드래곤의 ‘하트브레이커’가 차지했다. 10만장이 넘게 팔린 음반 판매량이 수상에 한몫 했다. 하지만 표절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수상 자격을 놓고 뒷말이 나온다.

가요 팬들의 구설수에 오른 것은 올해의 노래상을 수상한 2NE1의 ‘I Don’t Care’도 마찬가지다. ‘I Don’t Care’는 뛰어난 히트곡이지만 상반기 가요계를 강타한 소녀시대의 ‘Gee’에 비하면 미미한 성적에 불과하다. ‘Gee’는 KBS ‘뮤직뱅크’ K-차트에서 9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변진섭의 ‘희망사항’과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원더걸스의 ‘Tell Me’와 비견될 정도로 국내 가요계를 강타한 ‘Gee’를 ‘MAMA’는 외면했다. SM의 시상식 불참을 감안하더라도 납득이 되지 않는 결과다.

2PM의 가수상 수상 역시 논란거리다. 본래 가수상은 뛰어난 가창력과 싱어송라이터을 겸비한 가수에게 주어지기 마련이다. 2PM은 프로듀서 박진영의 작품이다. 작사, 작곡은 물론 가창력에 있어서도 2PM은 아직 미완이다. 싱글 한 곡을 7명이 나눠 부르는 아이돌 그룹에게 가수상을 수여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는 평가가 나온다.

‘MAMA’가 자사에 대한 기여도를 따져서 수상을 결정했다는 인상도 지우기 어렵다. 지드래곤과 2NE1, 2PM은 ‘MAMA’를 주최하는 엠넷미디어의 케이블 채널인 Mnet의 리얼 다큐멘터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전력이 있다. 이것이 수상 결과에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주변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의 노래상, 앨범상, 가수상 수상자가 제각각이었다는 게 괴이하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유명 시상식에서는 싱글 한 곡으로 시상식을 섭렵하기도 한다. 싱글 한 곡이 앨범과 가수의 역량 자체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MAMA는 그저 ‘나눠 주기’에 급급했다.

△아이돌 천국 시상식=“MAMA는 MIMA입니다. ‘Mnet Idol Music Awards’를 진행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대단한 가요 시상식을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입니다” 지상파 가요 시상식에 참여한 바 있는 가요계 한 인사의 냉정한 진단이다. ‘MAMA’가 국내 가요계의 지형을 완벽히 무시하고 아이돌 가수 중심으로 행사를 진행한 것에 따른 비판이기도 하다.

사실 ‘MAMA’는 탄생 자체가 애매하다. 연예기획사를 가지고 있는 엠넷미디어가 주최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공정성 논란은 계속해서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돌 가수 팬들이 온갖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가요 시상식을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들의 우상이 나름대로 평가를 받는 무대를 염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MAMA’는 아이돌 팬들을 비롯, 가요 팬들의 한숨만 짓게 하는 이벤트에 불과했다. 동방신기 세 멤버와 2PM이 수상 소감을 통해 신파극을 선보인 것이 그나마 새로운 시도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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