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고현정과 두 여왕 누굴 주나” KBS “이병헌?”…지상파 연예대상은 ‘오리무중’

MBC “고현정과 두 여왕 누굴 주나” KBS “이병헌?”…지상파 연예대상은 ‘오리무중’

기사승인 2009-12-29 16:51:00

[쿠키 연예] 올해도 어김없이 지상파 연말 시상식 시즌이 돌아왔다. 첫 스타트는 지난 26일 KBS 연예대상이 끊었다. KBS는 ‘해피 선데이-1박 2일’(이하 1박 2일)의 강호동에게 대상을 안겨줬다. 지난해에 이어 2연패다. ‘1박 2일’이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이하 패떴)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를 제치고 ‘무한도전’과 함께 국민 예능 프로그램으로 등극한 것이 주효했다.

△연기대상 초미의 관심사=지상파 연말 시상식의 심사 기준은 간단하다. 높은 시청률이다. 방송사의 자화자찬식 송년회 분위기로 치러지다보니 상의 권위를 찾기 힘들다. 자사의 높은 시청률을 안겨준 프로그램과 스타에 대한 논공행상이 전부다. 시청자들도 오랜 만에 스타를 만날 수 있다는데 의의를 둔다.

KBS가 강호동에게 대상 2연패의 영광을 선사한 것도 일종의 감사패 성격이 짙다. 일요일 프라임 편성시간대에서 MBC와 SBS를 제쳐준 것에 대한 기립 박수이자, 앞으로도 강호동이 ‘1박 2일’과 함께 해주길 염원하는 바람이다. 이처럼 지상파 연말 시상식은 높은 시청률을 올린 프로그램을 극진히 대접하고 스타와 돈독한 관계를 맺는데 효용가치가 있다.

문제는 KBS가 연예대상으로 강호동을 선정한 것처럼 압도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이 없거나 1인자를 선정하기 힘들 경우다. ‘선덕여왕’의 고현정과 이요원, ‘내조의 여왕’의 김남주 등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MBC 연기대상이 바로 그렇다.

‘선덕여왕’과 ‘내조의 여왕’은 드라마 왕국 MBC의 마지막 자존심을 살려준 드라마다. 고현정과 이요원, 김남주 등이 기여도가 비슷한 상황에서 MBC가 누구에게 대상을 줘도 뒷말이 나올 우려가 있다. 대상 공동수상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지난해 ‘에덴의 동쪽’의 송승헌과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으로 홍역을 치른 것이 뼈아프다.

KBS ‘연기대상’도 비슷한 고민에 봉착했다. ‘아이리스’의 이병헌, ‘천추태후’의 채시라, ‘솔약국집 아들들’의 손현주 등 대상으로 거론되는 배우들이 모두 높은 시청률로 KBS에 기여했다. 오랜 만에 TV로 컴백했다는 이미지를 등에 업고 이병헌에게 대상을 수여한다면 주말연속극 시청률 고공행진의 전통을 지킨 손현주나 힘든 사극의 여정을 버틴 채시라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 있다.


지난해 ‘바람의 화원’의 문근영에게 파격적으로 대상을 선사한 SBS는 연기대상 MC로 문근영을 섭외하는 효과를 누렸다. 대상 후보로는 ‘아내의 유혹’의 장서희와 ‘스타일’의 김혜수, ‘찬란한 유산’의 이승기, 한효주 등이 거론된다. 장서희가 대상을 받으면 막장 드라마의 히로인이 받는 셈이고, 이승기의 경우 가수 겸업 연기자의 경력 부족으로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스타일’의 시청률 부진으로 스타일을 구긴 김혜수도 애매하다. 한효주를 선정한다면 문근영 대상과 비교될 정도의 파격이다.

△이번에도 유재석 아니면 강호동?=지상파 연기대상과 달리 연예대상은 오리무중이다. 유재석과 강호동의 2파전 속에서 파란이 일어날 조짐도 엿보인다.

KBS가 강호동을 선택한 가운데 MBC는 강호동과 유재석, 박미선, 이휘재가 대상 후보에 올랐다. ‘무한도전’ 하차설이 불거진 것에 대한 진화 차원에서 유재석을 선택한다는 소문에서부터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자사 기여도가 높은 이휘재를 선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돌고 있다. 여자 대상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박미선의 수상은 파격적일 수 있다. 강호동이 수상한다면 KBS에 이어 MBC도 2연패를 하게 된다.

SBS는 다소 예측하는 그림이 쉽게 그려진다. ‘패밀리가 떴다’의 유재석과 이효리, ‘무한도전’에 맞서 ‘스타킹’으로 선전하고 있는 강호동 등이 대상 후보로 거론된다. 유재석과 강호동의 2파전 속에 이효리도 파란을 꿈꾼다. 이효리가 받는다면 여자 가수 출신으로는 지상파 3사 중 최초로 연예대상을 수상한다. 가수 정체성에 흠집이 날 소지도 있다.

△우린 시상 안 해요=올해도 지상파 가요대상은 열리지 않는다. 많은 가수들이 모여 조인트 콘서트 형식의 특별 무대를 꾸미는 정도다. MBC와 KBS는 4년째, SBS는 3년째 별도의 시상 없는 연말 가요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해묵은 공정성과 수상 기준 때문이다.

문제는 연기대상과 연예대상도 가요대상 못지않게 공정성과 수상 기준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그저 시청률 올린 자식 챙기기와 나눠주기에만 급급하다면 언제라도 폐지론이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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