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배우 구혜선이 연출한 첫 장편 영화 ‘요술’이 제11회 전주국제영화제서 처음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5일 1일 오후 2시 전주 시네마타운 1관에서 상영된 ‘요술’은 젊은 아티스트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음악영화다. 구혜선이 첼리스트 송영훈의 공연을 보고 영감을 받아 시나리오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영화 상영 후 3시 30분부터 출연배우 임지규와 함께 관객들과 만난 구혜선은 “(음악 영화를 하면서) 저도 사서 고생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좋은 음악을 많이 들려드리고 싶었다”며 첫 장편 영화로 음악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배우 출신으로 첫 장편 영화를 만들기는 했지만, 구혜선은 이미 지난 2008년 단편영화 ‘유쾌한 도우미’를 제작해 ‘부산 아시아단편영화제’ 관객상 수상,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한국 단편 당선작 선정, 일본 ‘유바리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초청 등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구혜선의 첫 장편 영화가 관객들이 쉽게 호흡하면 따라가기 어려웠던 장면이 많았던 것은 사실. 후반부에 어느 정도 조각이 맞춰지기는 했지만, 극의 흐름이 끊어지거나 해서 받아들이기 쉽지만은 않았다.
이에 구혜선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길게 가면 지루한 영화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소재 자체도 대중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들이 있어서, 중간에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빨리 넘어가려고 했다”며 “관객들이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도록 빠른 전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관객들이 감성적인 내용 말고는 구조적인 내용은 이해를했다고 생각했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배치한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혜선은 스토리 전개 방식에 대해서는 “스토리 전개의 경우에는 사실 잔인한 이야기를 아름답게 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해서 뻔한 삼각구도를 선택했다. 그래서 사람을 두 명이나 죽이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대중이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일 수도 있지만, 과감하게 선택해 연출했다”고 말했고, 캐릭터들에 대해서는 “청춘남녀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캐릭터를 이해시키는 부분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의 인생사를 이야기했고, 그들이 젊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실 배우들이 해석을 잘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혜선은 “(연출을 하는 것에 있어서) 저는 한번도 제가 잘 해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희 배우들이 저에게 걱정을 하지 않게끔 디테일하게 준비를 다 해오셨다”며 “저는 무엇인가 연기에 대해 디렉팅을 한 적이 없는 것 같다. 배우들로 인해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며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같이 자리한 임지규는 “현장에서 사실 (감독이) 배우들에게 맡기는 것이 쉽지 않은데, 원래 배우를 하시는 분이라 배우들에게 무엇을 끌어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며 “그러나 왠지 방치하는 듯 했고 그래서 섭섭한 것도 있었다”고 응답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구혜선은 이번 영화에서 연출과 각본, 음악감독에 이어 극중 ‘수진’으로도 출연 배우까지 소화해냈다. 1인 4역인 셈이다.
구혜선은 굳이 감독이 영화에 출연했어야 하는 이유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극중 ‘수진’이라는 인물은 ‘지은’을 떠올리기 위한 도구다. 대사도 한마디 없다. 이 역을 다른 배우들에게 맡길 수도 있었지만, 수진을 어떻게 설정할지 몰랐고, 가장 수진을 잘 아는 제가 해야될 것 같았다”며 “솔직히 말해서 그 역할이 크게 부각되지 않으면서 일찍 죽어야 하기에 다른 배우에게 시키기가 미안했다”고 대답했다.
한편 ‘요술’은 오는 6월 24일 개봉된다.
전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