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영화 ‘하녀’의 타이트롤을 느끼게 하다

윤여정, 영화 ‘하녀’의 타이트롤을 느끼게 하다

기사승인 2010-05-03 20:10:00

[쿠키 연예] 2009년 말 개봉한 영화 ‘여배우들’은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았다. 한 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6명의 여배우가 출연한다는 점과 동시에 ‘선덕여왕’에서 ‘미실’ 역으로 주가를 올리던 고현정과 한류배우로서 활동했던 최지우가 같이 출연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실제 언론과의 개별 인터뷰 요청도 이들 두 명에게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영화가 개봉된 후 관심은 중견배우 윤여정과 이미숙에게 돌아갔다. 이 두 명이 없으면 영화가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말이다.

2010년 5월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첫 선을 보인 영화 ‘하녀’에서도 이와 비슷한 풍경이 벌어졌다.

‘하녀’는 1960년대 故 김기영 감독의 동명 작품을 임상수 감독이 리메이크한 것으로 ‘칸의 여왕’ 전도연이 ‘하녀’ 역을 맡은 것과 이정재가 전도연의 상대역으로 나온다는 사실이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은 ‘하녀’는 또다시 윤여정에 의해 영화가 좌지우지되는 모습을 보였다.

윤여정이 맡은 역할은 뼛속까지 속물인 나이든 하녀 ‘병식’이다. 주인집의 모든 일을 총괄해오며 오랜 하녀 생활에 신물 나 하면서도 이 생활을 벗어나지 못하던 중, ‘은이’(전도연 분)와 주인집 남자 ‘훈’(이정재 분)의 미묘한 관계를 가장 먼저 알아차리고 이 사실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 하는 인물이다. 가장 ‘하녀’다운 윤여정의 모습으로 인해 전도연은 타이트롤을 반영하지 못한 채, 주인집 남자의 외도 상대로만 부각된다.

사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다.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의 ‘하녀 3부작''’중 두 번째인 ‘화녀’를 통해 데뷔했고, 이 작품으로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김기영 감독의 리메이크 작품인 만큼 작품과 캐릭터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배우임을 ‘하녀’를 통해 증명한 셈이다.

이에 대해 윤여정은 “사실 도연이는 신세대 하녀이고, 나는 뼛속까지 하녀인 사람이다. 임상수 감독이 대본 첫머리에 ‘우리 모두는 하녀’라고 말한 것이 마치 나보고 들으라고 한 소리 같았다. 나 나름대로 우리 세대에 맞게 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고, 임상수 감독은 “‘은이’라는 역할이 예쁘고 귀엽고 가슴 아프고 비현실적이라면, ‘병식’은 우리 주변의 자신과도 같은 역할이라 생각한다”며 윤여정 캐릭터에 힘을 실어줬다.

한편 윤여정은 김기영 ‘하녀’가 제 63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것과 관련한 소감을 밝히며 김기영 감독을 언급했다.

윤여정은 “내가 (칸 영화제를) 가는 의미는 김기영 감독 대신에 가는 것”이라며 “우리 시대만 해도 너무너무 못살았기에, 칸 영화제가 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가보지 못했다. 고인이 살아 계셨더라면 갔었을텐데, 나는 김기영 감독 대신에 내가 가는 것으로 생각하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영화 ''하녀''는 오는 13일 국내에 첫 공개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김은주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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