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동티모르서 ‘한국인 히딩크’로 불리우는 김신환 감독의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 ‘맨발의 꿈’때문에 동티모르서 국무회의까지 열린 사실이 밝혀졌다.
4일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제이드홀에서 열린 영화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삭사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동티모르 전직 대통령이자 현 정부 수반인 구스마오 총리가 영화에 출연했다고 설명했다. 크랭크인 전날 동티코르 현지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도 구스마오 총리가 직접 공관으로 김신환 감독과 김태균 감독을 초청, 독려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태균 감독은 “구스마오 총리는 사실상 국가 수반이다. 현재 대통령이 외교권을 가지고 있고, 총리가 모든 행정과 경찰권을 가지고 있다. 출연을 결정한 것은 내가 출연 요청을 했다. 실제로 유소년 팀에 대한 격려자이고 티모르의 영웅이다. 한국으로 치면 독립운동을 한 김구 선생님 같은 분이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기에는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출연 제의를 한 것”이라고 출연 배경을 설명한 후 “출연에 대해 대답을 안하고 미루고 있었는데, 촬영을 끝내고 카메라까지 다 챙기고 난 후 돌아오기 전날 갑자기 식단이 된다고 해서 달려가 30분의 시간을 얻어 총리를 찍을 수 있었다”고 촬영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구스마오 총리는 굉장히 제스처가 강하고 훌륭한 연기를 해주셨다”며 “나중에 보니 구스마오 총리가 자신이 출연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국무회의를 심각하게 열었다고 한다”며 후일담을 들려줬다.
‘맨발의 꿈’은 동티모르에서 유소년 축구팀을 이끌고 있는 김신환 감독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김 감독은 팀 결성 1년도 되지 않는 2004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05년에도 대회 2연패를 거둬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영화에서는 박희순이 김 감독을 모델로 한 ‘김원광’ 역을 맡았고, 명품 조연 고창석은 동티모르 주재 한국대사관의 서기관이자, 추후 축구팀의 코치를 맡게되는 ‘박인기’ 역을 맡았다. 축구팀은 동남아시아를 돌며 캐스팅을 거듭하다 포기한 제작진이 실제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팀을 출연시켰다.
아직도 총소리가 울리는 동티모르서 정부 차원의 지원에 대해서 김 감독은 “총리가 비서실을 통해 촬영장 안전보호 등 지원을 해줬다”며 “문제는 영화에 대한 개념이 없는 나라니까, 도와주는 사람들도 어디까지 도와줘야 하는지 몰랐다. 손발이 안 맞았다”고 설명했다.
영화 크랭크업 이후 동티모르 유소년 팀과 지속적으로 연계를 가질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박희순은 “티모르에서 실제로 김신환 감독님이 유소년 축구학교를 만들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 계획이 오래 전부터 지속되어 왔는데 금전적인 문제도 있고해서 아직 설립이 되지 않았다”며 “거기에 이 영화를 계기로 해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계획은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더 이야기를 해야한다. 이 영화를 계기로 발전된 방향으로 가려 한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영화의 실제 인물인 김신환 감독이 동티모르에서 건너와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김 감독은 “나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는 것이 부끄럽고 영광스럽다”며 “김태균 감독님이 자주 동티모르에 오셔서 4년동안 뵈었는데 아이들에게 도움도 많이 줘서 굉장히 고맙게 생각했다. 처음 스탭들과 배우들을 봤을 때 더운데 잘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다 했다. 내가 축구를 가르치는 것보다 영화 제작이 더 어려운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웃음과 감동을 전할 영화 ‘맨발의 꿈’ 월드컵 붐이 예상되는 6월 10일 개봉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