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지금껏 찍은 16편 영화보다 ‘이끼’가 더 힘들어”

강우석 “지금껏 찍은 16편 영화보다 ‘이끼’가 더 힘들어”

기사승인 2010-05-07 14:16:00

[쿠키 영화]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영화 ‘이끼’의 강우석 감독이 “지금까지 찍은 16편의 영화를 다 더한 것보다 더 고통스럽게 찍었다”며 원작에서 오는 방대함과 디테일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작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7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이끼’ 제작발표회에 배우 박해일, 정재영, 유선, 유준상, 유해진, 김상호와 같이 참석한 강 감독은 “원작 만화를 영화화하겠다고 발표한 뒤 어떻게 나오든 해낼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이후에 후회했다”며 “이 내용은 뒤로 가면서 방대해지는 것도 있지만 만화가 아니면 안되는 그런 이야기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영화 투자자들에게 한국 영화 최초로 3시간짜리 2부작 영화가 나올지 모른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화의 내용을 끊는 시점도 중요했다. 영화를 찍으면서 정말 이 영화도 엔딩이 있을까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엔딩을 극장에서 선언했을 때 관객들이 ‘영화 다 봤구나’라고 기분 좋게 나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했다”며 “그래서 거의 매일 배우들과 술을 마신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강 감독은 또 “제가 가장 아끼는 영화를 물어볼 때마다 ‘투캅스’ 1편과 ‘공공의 적’ 1편을 이야기한다. 그 이유는 한국영화의 여러 가지 형태 중에 관객들에게 각인될 수 있을 것이며, 당시에는 새로운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이끼’는 제가 만든 만든 모든 영화 중에서 처음 보는 영화가 될 것”이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현재 개봉 두 달을 남기고 후반 음악작업을 하고 있는 ‘이끼’가 남다른 관심을 받은 것은 출연 배우들 때문이다. 박해일, 정재영, 유해진 등이 ‘괴물’ ‘실미도’ ‘왕의 남자’ 등 천만관객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기 때문이다.

박해일은 “이 작품을 하면서 굉장히 힘들었는데, 이유는 기가 센 선배님들과 계속 마주쳐야 했기 때문”이라며 “어느 한분이 쉽지 않아서 촬영하면서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 밖에 안들었다. 상대 배우들에게 화염방사기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미치는 줄 알았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영화에서 배우들 못지않게 관심을 받는 것은 30년간 은폐된 마을 배경이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무주에 들어설 예정인 태권도 공원 부지 3만평 중 2만평을 무상 지원받아 마을을 새로 만들었다. 배우들조차도 메이킹 필름을 통해 마을 자체가 음습했다고 전할 정도였다.

이에 이장 역을 맡은 정재영은 “어떻게 보면 자급자족하는 마을이다. 동떨어져있고 현실에 있는 마을같지만 이방인의 느낌을 가진 유해국의 입장에서는 비현실적인 마을인 셈이다. 사실 우리는 마을 안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편안했다”고 설명했고, 이어 박해일은 “우리가 시골을 가면 시골 분은 외지인에 대해서 낯설어하고 배타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이 영화는 그런 면에서 더 깊고, 경계심도 더 강하게 보이고 있다”고 덧붙혔다.
한편 총 3600만 클릭을 자랑하는 동명의 인기 웹툰 ‘이끼’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이끼’는 7월 15일 개봉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김은주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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