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보수당 13년만에 제1당… 자민당에 연정 제의

英 보수당 13년만에 제1당… 자민당에 연정 제의

기사승인 2010-05-08 01:14:00

[쿠키 지구촌]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이 노동당을 누르고 13년 만에 제1당에 올랐다. 하지만 과반 의석(326석)을 차지하는 데는 실패, 306석에 그쳤다. 보수당 데이비드 캐머런 당수는 7일 “(제3당인) 자유민주당에 크고 열려있는 포괄적 협력”을 제안했다. 연정을 제안한 것이다. 보수당과 자민당의 의석을 합치면 과반(356석)이 넘는다.

캐머런은 선거 승리 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자민당에 구애를 펼쳤다. 그는 “자민당과 보수당은 공통된 정책이 많다”며 “자민당이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제안한 세금 개혁과 교육 개혁에 나도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과 경제가 불안하고 이라크 전쟁이 여전히 진행중인 시점에서 영국은 강력하고 안정적인 정부가 필요하다”는 표현을 거듭 사용하면서 연정 추진 의사를 강력하게 밝혔다.

전날 치러진 투표에서 보수당은 지난 선거보다 98석 늘어난 306석을 차지했다. 노동당은 91석이 줄어든 260석에 그쳐 제2당으로 전락했다. 선거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자민당은 오히려 줄어든 57석에 그쳤다.

노동당의 고든 브라운 현 총리도 “어느 당과도 연정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제3당인 자민당에 손을 내밀었으나 닉 클레그 자민당수는 7일 밤 캐머런 당수와 전화 통화를 하고 연정 구성을 위한 협의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보수당과 자민당이 손을 잡으면 과반이 넘지만, 노동당은 자민당과 연정을 꾸려도 과반을 넘지 못해 소수정권이 될 수 밖에 없다. 브라운 총리도 “연정 구성의 우선권은 보수당에 있다”고 인정했다.

보수당은 13년만의 정권교체를 위해 자민당과의 연정에 적극적이다. 존 메이저 전 총리는 “자민당과의 연정은 대가를 치를 가치가 있다”며 일부 내각 장관직을 자민당에 양보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BBC방송은 “자민당과 보수당의 정책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다”며 “보수당 내 강경파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민당의 정강 정책은 보수당보다는 노동당 온건파와 더 가깝다.

캐머런은 또 선거 승리 연설에서 선거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제안하고, 유럽연합(EU)로부터 영국의 주권을 보존하며 세금 개혁, 교육 개혁 등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영국 시스템은 크게 손질을 해야 한다”며 “즉각적이고 과감한 개혁에 신속히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김지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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