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럼블피쉬 최진이 “슬퍼도 밝은 척 하는 가식 싫었다”

[쿠키 人터뷰] 럼블피쉬 최진이 “슬퍼도 밝은 척 하는 가식 싫었다”

기사승인 2010-05-28 09:00:00

"[쿠키 연예] ‘홀로서기’에 나선 ‘럼블피쉬’ 최진이는 팀 해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담담했다. 모던 록 밴드 럼블피쉬가 결성 6년 만에 여성 보컬 최진이 1인 체재로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팬들은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 밴드로 활동하면서 ‘으랏차차’, ‘아이고’ 등 음악성과 대중성을 겸비하며 인기를 모았으며, 자우림, 체리필터 등과 함께 밴드 여성 보컬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왜 그녀는 혼자 무대에 올랐을까.

“럼블피쉬에서 최진이가 보여줄 수 있는 것들에 제약을 받는다고 느꼈어요. 제가 원하는 노래나 음악이 아닌 경우도 많았고요. ‘으랏차차''’도 그렇고, 그런 노래를 듣고 희망을 얻는 분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사실 제 스스로는 불만족스러웠어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부끄러웠죠. 가식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 거예요. 그래서 이런 결심을 하고 나왔는데, 그런 면에서 오히려 자유로워지고 홀가분하죠"

최진이 혼자가 된 럼블피쉬의 새 앨범 ‘아이 엠 미’(I am Me)는 전반적으로 잔잔한 발라드 곡으로 구성됐다. 특히 타이틀곡 ‘어쩌지’는 헤어진 이후 심경을 다룬 노래다. 최진이가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해 자신만의 음악 색깔을 표현했다. 애절한 느낌이 경쾌한 희망을 이야기하던 때와 많이 다르다.

“어떻게 보면 ‘으랏차차’ 등의 노래는 슬픈 일이 있는데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로 ‘난 안 힘들어’라고 억지로 슬픔을 누르는 거잖아요.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이 제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이번에는 슬픔을 이겨내는 표현법이 달라졌죠. 전 개인적으로 슬픔을 떠벌려야 괜찮아지는 스타일이에요. 속으로 삭히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그런 것이 앨범에 반영이 됐죠. 그래서 장르도 발라드로 나오게 된 것이고요”

최진이가 솔로로 나온 것이 처음이 아니다. 2년 전에 ‘눈부신 날’로 솔로 활동을 잠시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뭇 다르다. 돌아갈 공간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완전히 느낌이 다르죠. 오히려 허전함이나 그런 것은 2년 전에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때는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생각에 도리어 허전함이 느껴졌죠. 그런데 이제는 혼자서 책임져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죠. 앨범을 작업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제 의견을 많이 제시하고 참여할 수 있어서 그런지 허전하거나 그런 것은 덜한 것 같아요”



무대 위에서 솔로 무대를 본 이들은 최진이의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외모적으로 그렇지만 감성을 표출하는 느낌도 달라졌다.

“(외모는) 머리 때문에 성숙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사실 달라진 것은 없는데, 긴 머리를 한 것이 생소한가 봐요. 거의 8~9년 만에 긴 머리를 한 거예요. 팀 활동 할 때 보이시하고 말괄량이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변화하고 싶었던 것도 있죠. 감성적인 부분은 사실 변한 것이 없어요. 그것 역시 밴드 보컬 이미지가 굉장히 해맑아서, 제 성격이 원래 그렇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항상 우울하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외톨이 같은 성향이 있거든요. 기존 감성은 그대로 있지만, 팀과 개인으로서 표출하는 방식이 다른거죠”

최진이가 이번 앨범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은 편안함이다. 발랄한 밴드에서 변화해 자기만의 색깔을 추구하고자 한 첫 번째 시도다. 그리고 그 안에는 여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앨범에서 중점적으로 강조한 것은 장르나 독특함보다는 최진이라는 보컬의 색깔, 그 색깔의 또다른 면이죠. 목소리 색깔 자체도 여성스럽고 애절하고 힘을 많이 뺐어요. 예전에는 억지스럽게 노래를 불렀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 억지스러움을 배제시키고 귀가 편안하게 들을 수 있도록 했고, 좀 더 여자의 이야기를 담으려했어요”

최진이와 인터뷰가 마무리될 즈음 궁금한 것은 ‘솔로 가수 최진이’가 아닌 여전히 ‘럼블피쉬 최진이’로 대중들과 만난다는 것이다. 팀이 해체하고 혼자서 무대에 서는 데도 여전히 최진이는 ‘럼블피쉬’를 안고 간다.

“물론 ‘럼블피쉬’를 가지고 갈 때 부담감이 있을 수 있지만, 사실 사람들이 최진이라는 이름을 많이 모르시거든요. 제가 활동하면서 힘든 것도 있지만, ‘럼블피쉬’라는 이름이 소멸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그것을 지키고 싶었고, 거기서 최진이라는 가수의 인지도를 올리고 싶었어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밴드 럼블피쉬가 아닌 솔로가수 럼블피쉬 최진이라는 거죠”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김은주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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