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멜로’ 없지만 ‘역사’가 있다…‘작은 연못’ 재개봉 확정

‘영웅’‘멜로’ 없지만 ‘역사’가 있다…‘작은 연못’ 재개봉 확정

기사승인 2010-06-10 11:24:00

[쿠키 영화]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이한 2010년, 드라마나 영화에서 한국 전쟁을 표현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멜로’로, ‘영웅’으로 1950년을 떠올리려 한다. 그러나 그 안에 총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일방적인 학살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양민의 삶을 조명하기는 사실 쉽지 않다. 상업성이나 화제성에서 현저히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면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을 영화화한 <작은 연못>이 관객들의 끊임없는 상영 요청으로 6월 23일 재개봉을 확정했다는 소식은 반갑다. 지난 4월 15일 개봉 후 고작 전국 50여개 스크린 수에도 불구하고 4만 5000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은 <작은 연못>은 도리어 상영관이 존재하지 않는 전국의 공동체 상영으로 통해 그 진가를 발휘했다. 거대 멀티플렉스가 아닌 소규모의 관객들의 따로 공동체 상영을 요청해, <작은 연못>을 본 이들이 1만여명이 넘기 때문이다.

‘영화 작은연못 배급위원회’는 “월드컵 특수 속에서 <작은 연못> 재개봉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그러나 6.25 전쟁 발발 60주년이라는 시기적 의미와 온오프를 통해 접수되는 관람 문의들을 지나칠 수 없었다”고 재개봉의 이유를 밝혔다.

<작은 연못>의 재개봉은 관객과 네티즌의 의견을 반영해 상영 극장의 수적 규모 보다 되도록 많은 지역에서 상영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진다. ‘영화 작은연못 배급위원회’는 전국의 중소규모 극장과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을 중심으로 재개봉관을 잡아나간다는 계획이다.

실제 <작은 연못> 홈페이지 (www.alittlepond2010.co.kr) 게시판을 보면 상영극장이 축소된 5월 중순 이후부터 영화 관람에 대한 게시물들이 꾸준히 증가해왔다. “대전에 살고 있는데, <작은 연못>개봉을 뒤늦게 알았다”, “DVD가 나오면 꼭 소장해서 아이들과 다시 보고 싶다”, “아들 학교 독서주간 때 보여주고 싶다” 등 다양한 사연들이 게시판에 올라와 있다.

‘영화 작은연못 배급위원회’ 고영재 배급위원장은 “관람 및 상영 문의를 온오프에서 받고 있으나 마땅한 답변을 드리지 못하고 있었다”며 “재개봉이 관객들에게 보내는 답변이자 관심에 대한 보답이 될 것 같다”고 재개봉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고영재 배급위원장은 또 “6.25 전쟁 발발 60주년 기념 <작은 연못> 재개봉을 통해 이념과 노선을 떠나 전쟁이 인류에게 끼치는 아픔에 대해 눈으로, 귀로, 몸으로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영화 <작은 연못>은 한국전쟁 중 충청북도 영동군 노근리 철교 밑에서 벌어진 미군의 한국인 양민 학살 사건인 노근리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적 리얼리즘이 돋보이는 <작은 연못>은 생존자들의 생생한 증언과 자료조사, 현장실증에 거친 3년간의 시나리오 작업으로 당시의 ‘노근리’를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개봉 전 진행된 ‘필름 구매캠페인’에는 관객 3734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진정한 ‘관객참여 형 영화’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김은주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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