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대형 스크린과 편안한 좌석 등으로 멀티플렉스가 새로운 월드컵 응원 장소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한민국이 그리스를 2대0으로 승리한 12일, CGV에는 영화가 아닌 월드컵 경기를 보러 온 관객들로 가득찼다. 전국 47개 극장 205개관에서 상영된 이날 경기는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에 가까운 호응을 얻었다. 원래는 160개관에서 중계할 예정이었지만, 수요가 많아 스크린 수를 늘렸다. 17일 경기 역시 90%이상의 매진율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나머지 두 경기는 3D입체 영상으로도 상영될 예정이다.
롯데시네마 역시 전국 106 스크린에서 100%에 가까운 좌석 점유율을 보이며 성공적인 대한민국-그리스 전 상영을 마쳤다. 롯데시네마 역시 CGV와 마찬가지로 2차전과 3차전이 3D로 상영되며, 2차전 예매율은 80%가 넘어섰다.
이 이외에도 씨너스와 메가박스, 프리머스 등 100여개 넘는 스크린에도 매진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였다.
CGV 이상규 홍보팀장은 “이번 경기의 경우 준비된 상영관이 대부분 매진을 이뤘고, CGV에서만 5만 명에 가까운 관객이 찾았다. 다른 곳까지 합쳐 총 10만 명 이상의 관객이 월드컵을 영화관에서 즐겼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극장이 응원 장소로 각광을 받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대형 스크린때문이다. 거리 응원이 진행되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빔 프로젝트 화면이나 100인치도 안되는 모니터가 대부분이다. 그런 가운데 시원한 영화관 스크린은 1만원~1만5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또한 편안한 좌석 역시 길거리 응원과 비교해 강점으로 꼽힌다.
극장 측도 이익이다. 월드컵 한국전이 벌어지는 시간에는 사실상 극장으로서는 휴업상태다. 그 시간에 극장을 찾는 이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극장을 휴업상태에서 벗어나게 하고, 동시에 수익까지 올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이벤트인 셈이다. 입장료 1만 명으로만 따져도 이번 대한민국-그리스 전에서 극장이 올린 수익은 10억 원이 넘는 셈이다.
한 극장 관계자는 “스크린이나 좌석 등으로 인해 월드컵뿐 만 아니라, 국가간 대형 스포츠 경기가 앞으로는 극장에서 꾸준히 상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극장이나 관객들 모두에게 윈윈”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