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은 24일 “과거 주채권은행이 변경된 다수의 전례에 따라 외환은행이 주채권은행 변경동의 요청을 조속히 받아들이기를 재차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그룹은 지난 7일 재무구조 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내린 외환은행에 공문을 보내 주채권은행 변경에 동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외환은행은 “주채권은행 제도가 생긴 이래 여신 규모의 많고 적음을 이유로 주채권은행을 변경한 사례가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사실무근이라고 지적했다. 2002년 SK그룹이 제일은행에서 하나은행으로 주채권은행을 변경하는 등 4개 기업이 주채권은행을 바꿨고, 2004년에도 한진그룹 등 3개 기업이 주채권은행을 변경했다는 것. 현대그룹 측은 “당시 금융감독원은 채권액이 적은 은행이 주채권 은행을 맡으면 해당 기업에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지고 해결하려 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지적했다”며 “2003년 LG카드 사태 때 주채권은행인 제일은행이 수수방관하자 금감원이 나서 주채권은행을 바꾸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은 현대그룹의 약정체결 시한을 25일까지 연장해준 만큼 좀 더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또한 현대그룹이 이날 약정을 맺지 않으면 이달 말 채권단 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회의에서 주채권은행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