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2010년 영화계 시작은 <아바타> 공세였다. 극장에 1331만 명을 불러들이며 입장권 흥행 수익 1243억원으로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아바타>는 단순히 영화 그 자체로만 끝나지 않았다. 극장가에 갑자기 3D 열풍을 몰고 온 것이다. ‘드래곤 길들이기’ 등의 외국 영화는 물론 한국 영화도 3D 영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게 했다. 곽경택 감독은 ‘아름다운 우리’를, 윤제균 감독이 ‘칠광구’를 3D로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현의 노래’도 3D 제작을 선언했다. 심형래 감독도 ‘덤 마피아’를 3D로 찍겠다고 밝혔다.
◆ 전쟁으로 물든 스크린
한국 전쟁 발발 60주년을 기념한 영화를 비롯해 핏빛 가득한 전쟁 영화가 스크린을 채우고 있고, 채우기 위해 준비하고 있음 역시 올 한국 영화의 특징이다.
한국 전쟁 당시 미군이 피난민 300여명을 살해한 ‘노근리 사건’을 다룬 <작은 연못>을 비롯해 71명의 학도병들이 포항에서 북한군과 맞서 싸운 실화를 그린 ‘포화 속으로’가 있다라 상영됐으며, 신민아, 김주혁이 한국 전쟁의 상황에서도 사랑에 빠지게 되는 ‘적과의 동침’ 등도 준비 중이다.
굳이 한국 전쟁이 아니더라도 해병대 특수수색대의 이야기를 그린 ‘대한민국 1%’와 2002년 서해상에서 일어난 연평 해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연평해전’ 등도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스크린에서는 또다른 전쟁이 관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관왕의 기염을 토한 ‘허트로커’와 미국의 이라크 전쟁의 음모를 밝히 ‘그린 존’은 ‘영웅’을 만드는 전쟁 영화 대신 ‘인간’을 그리는 전쟁 영화를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다.
◆ 한국 영화 칸서 호평…‘시’ 논란 아쉬움
5월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된 한국 영화 3인방은 전 세계에 한국 영화 현 주소를 각인시켰다. 이창동 감독의 ‘시’와 임상수 감독의 ‘하녀’는 나란히 경쟁 부문에 초청됐으며,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는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시’는 각본상을, ‘하하하’는 주목할만한 시선상을 수상해 한국영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어느 정도 예견된 ‘하녀’의 수상 실패는 해외에서 배우가 아닌, 영화로 승부해야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시''가 영진위의 제작지원작 심사에서는 0점을 받고 탈락한 것을 두고 영진위와 제작사가 전혀 다른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정면충돌 하기도 해 한국 영화의 또다른 숙제를 남겼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