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가수 겸 배우 박용하가 30일 새벽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지만 유서 등 구체적인 이유를 알 수 없게 된다. 더욱이 박용하가 드라마 컴백과 일본 투어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는 시기라 자살할 뚜렷한 근거를 발견하기도 힘들다.
단지 박용하가 최근 근황과 자살 전 행보, 그리고 경찰 발표를 살펴보면 박용하를 자살로 내몬 정황은 크게 세 가지에서 찾을 수 있다.
▶위암 투병 부친에 대한 효심
박용하는 위병 투병 중인 아버지에 대한 근심이 평소에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30일 브리핑을 통해 “위암 말기 투병중인 부친의 병세를 많이 걱정하던 중 사망 당일 0시10분쯤 술에 취해 귀가해 ‘아버지 대신 내가 아파야 하는데, 미안해 미안해’라며 한참동안 큰 소리로 울먹이듯 말하다가 방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평소 지인들의 전언 역시 이를 뒷받침 한다. 한 배우 매니저는 “이미 오래 전부터 박용하는 부친의 위암 투병에 대해 항상 걱정하고 이야기했다”며 “이 때문에 위암 투병이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매니저는 “경찰 발표대로 술에 취한 상태의 충동 자살이었다면, 아마도 부친의 투병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지극한 효심이 역으로 작용한 셈”이라고 전했다.
현재 유족들은 박용하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실신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고, 이 때문에 경찰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기’에 대한 부담감
현재 대중들의 시선이 가장 쏠려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류스타’로 평가받으며 한일 양국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최근 박용하가 작품들이 호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흥행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던 드라마 ‘온에어’는 큰 인기를 얻었으나 그 이후로 출연한 2009년 드라마 ‘남자이야기’가 호평에도 불구하고 6~9%의 낮은 시청률을 보였고, 주식 시장을 다룬 영화 ‘작전’도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150여 만의 관객을 모았지만, 기대치 이하의 숫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같이 본인이 의욕적으로 참여한 작품들이 자신의 인지도에 비해 큰 성과를 보지 못하자 그 부담이 고스란히 이번 결과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박용하가 오는 8월부터 촬영 예정이었던 새 드라마 ‘러브송’에 커다란 기대를 걸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같은 추측을 일축하고 있다.
▶1인 기획사 설립 등 부담감
지난 2008년 1인 기획사인 요나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후 박용하가 겪은 부담감 역시 이번 자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주위에서는 전한다. 30일 경찰 브리핑에서도 “그 외에도 자신이 차린 소속사 사업과 연애활동을 병행하는데 따른 스트레스로 잠을 이루지 못해 수면제를 복용하는 등 힘들어했다는 주변의 증언으로 볼 때 부친의 암 투병, 사업 및 연애 활동 등을 병행하는데 따른 스트레스로 술을 마시고 충동적으로 자살을 결행해 사망한 것 같다”는 추정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오랜 기간 신뢰했던 매니저 Y씨와 불미스러운 일로 헤어진 후 불안했다는 지인들의 전언은 혼자서 사업을 해야된다는 부담감이 박용하에게 얼마나 크게 작용했는지 보여준다.
▶ 그래도 풀리지 않는 상황
가족과 경찰, 그리고 지인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박용하의 자살 이유를 받아들일 수 있지만, 최근 일본을 비롯해 각국에서의 활동, 그리고 국내 드라마 컴백 등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용하의 자살은 믿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게다가 평소 다른 이들을 챙기는 ‘대장부’ 스타일이라는 지인들의 평가는 더욱 이번 충동 자살에 대한 의문을 남게 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박용하의 또 다른 성격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한 지인은 “다른 이들은 잘 챙기면서 본인이 힘든 것에 대한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다. 쌓아왔던 것이 어느 새 충동적으로 변해 이번 일이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30일 브리핑에서 “자살 동기와 관련해 특별히 경제적 어려움이나 우울증 등 건강상의 문제가 없었으며, 유서나 비망록 등 자살동기를 추정할 유류품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다만 평소 힘든 일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는 성격임에도 2~3일전 주변사람에게 ‘일도 힘들고 이 생활도 너무 힘들다. 생각이 정리되면 다시 이야기 하자’는 심경을 고백했다”며 고인의 힘든 최근 상황을 다시한번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