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첫 느낌이 깨끗했다. 기획사에서 오랜 시간 준비한 가수가 아닌 우연찮게 가요계에 들어왔다는 말처럼 연예인 느낌이 전혀 나지 않았다. 최근 첫번째 미니앨범 ‘모닝커피’를 발표하고 활동하기 시작한 신인가수 리나 (본명 송현지)의 이미지다. 그러나 리나는 4월 데뷔 후 대중들에게 강하게 3번 어필하며 자신을 알렸다. 그 첫째가 첫 방송 무대였다. 당시 리나는 다소 어색했던 모습으로 화제가 되었고, 인터넷에서는 이를 두고 왈가왈부 말들이 오갔다.
“대학에서 피아노와 작곡 공부를 했고, 작곡가 데뷔를 위해 만든 데모곡 때문에 우연하게 가수가 되었어요. 당시 기획사 관계자가 정리되지 않고 풋풋한 느낌이 좋다고 해서요. 그러다보니 앨범을 만들며 작사와 작곡, 편곡 작업까지 모두 제가 맡았죠. 다른 기획사 가수들처럼 오랜 시간 가수를 하기 위해 준비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파 음악프로그램에 섰으니 당연히 어색할 수밖에요. 무대를 마친 후 인터넷 기사와 미니홈피에 악플이 많이 달렸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신인인데 너무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제 편이 되어주시는 분들이 생긴 거 에요. 고스란히 그 분들이 제 팬이 된 것이죠. 얼마나 신기하고 반가웠는데요”
리나는 작곡가로서의 꿈을 키우며 가수로서의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줄 생각이 없었겠지만, 리나에게는 이미 연예인의 피가 흘렀다. 작곡을 전공하고 평소 음악을 즐겨들었던 배우 故 송일민 (본명 송보영)이 그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KBS 1기 공채 탤런트 출신으로 유현목 감독의 <분례기> 등에 출연했었다. 이것이 대중들이 리나를 기억하게 된 두 번째 내용이다.
“아버지는 연기생활도 하셨고 작곡 전공이셨죠. 아마도 아버지가 살아계셨으면 제가 이 일을 하는 것을 반대하셨을 거에요. 화류계라고 하잖아요. 아마 그냥 작곡 등 음악만 하라고 했겠죠. 이 생활을 어머니가 잘 아시는데도 불구하고 반대하시지는 않았어요. 이제 발을 디뎠으니 열심히 해야죠. 그러나 작곡이 본업이다보니, 아직은 어색하죠. 그래도 이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좋아하는 음악을 마음껏 할 수 있겠죠”
어색한 가수 생활. 그것이 첫 무대에서였다면 두번째 어색함은 엉뚱한 곳에서 느끼게 됐다. 지난 6일 24일 열렸던 ‘2010 남아공 월드컵’ 대한민국 대 아르헨티나 경기 전날 리나는 코엑스 영동대로 길거리 응원 현장에서 사람들에게 캔커피를 나눠주며 ‘커피녀’라는 별칭을 얻었다. 물론 리나가 응원 현장에서 커피를 나눠주는 이벤트는 미리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통해 알린 내용이다. 그 때문인지 ‘월드컵 응원녀’에 대한 비판에서 리나는 다소 비껴나 있었다. 미리 알렸고, 시원한 캔커피까지 주는데 마다할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어색했어요. 많이 떨렸죠. 거기서 평범하게 입고 가면 시선을 끌 수 없으니까 짧은 옷도 입어봤고요. 그냥 이전까지 음악을 좋아하고 작곡만 하던 평범한 삶이었는데, 사람들에게 그런 모습을 나서기가 어려웠죠. 만들어진 연예인이 아니라, 정말 어느 순간 나온 셈이잖아요. 그리고 다른 ‘월드컵 응원녀’라고 불리운 분들은 사진에 포즈도 잘 잡고 그러는데 저는 어색하니까요. 그래도 현장에서 사람들이 알아보고 반겨주셔서 고마웠어요. 준비한 캔커피가 순식간에 동났죠”
커피를 좋아해서 ‘모닝커피’라는 곡을 가지고 데뷔했고, 캔커피를 월드컵 응원 현장에서 돌릴 만큼 커피를 좋아하는 리나는 이른 아침 들을 수 있는 나른한 목소리가 귀를 휘어잡는다. 그래서인지 노라 존슨 같은 특색 있는 음색의 가수들을 좋아한다.
“저를 알리고 노래를 알리면 좀더 하고 싶은 음악을 더 할 수 있겠지만, 급한 마음을 가지는 않아요. 그냥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으면 되니까요. 그리고 다음 무대에서는 절대 떨지 않고 더 많이 연습해서 좋은 모습 보여 드릴께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