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셉션’ 놀란 감독,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다

‘인셉션’ 놀란 감독,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다

기사승인 2010-07-15 18:23:01

[쿠키 영화] ‘다크나이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인셉션’이 끝나는 시점에 관객들에게 일제히 ‘어’라는 짧은 감탄사가 동시에 나왔다. 놀란 감독이 정말 관객들을 놀라게 한 것이다.

“타인의 생각을 훔치는 전쟁”이라는 독특한 설정의 영화 ‘인셉션’은 화려함만 내세우는 여타 SF물과는 확연히 차이를 보였다. 관객들은 어느 순간 긴장감과 더불어 영화와 끊임없이 두뇌싸움을 벌이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의 꿈에 침투해 생각을 훔치는 ‘추출자’ 중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가진 ‘톰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아내를 살해했다는 죄명으로 지명수배자가 된 후, 현실 속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한다. 여기에 거물 기업인인 ‘사이토’(켄 와타나베)가 남의 생각을 훔치는 게 아닌, 주입시키는 작전, 즉 ‘인셉션’을 제안한다. 코브는 드림팀을 조직해 표적 ‘로버트 피셔’(킬리언 머피)의 꿈 속으로 침입한다. 그리고 그 꿈 속에서 또 다시 꿈 속으로, 꿈 속으로 들어간다.

영화 초반에는 관객들은 상황을 단순하게 이분화시켜 인지한다. 현실이냐 꿈이냐. 그런데 ‘인셉션’이 진행되면서 현실에서 꿈속으로, 다시 꿈속에서 또다른 꿈속으로 단계적으로 진행되면서 관객들은 혼란스러워진다. 잠깐이라도 장면을 놓치는 순간 ‘왜 저들은 저러고 있을까’라는 의문과 함께 인물들의 꿈속 활동 범위를 혼동하게 된다. 이때부터 현실과 꿈으로 단순하게 나누던 관객들은 몇 번째 꿈이며, 그 꿈이 누구의 꿈이며, 몇 명이 어느 꿈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두뇌를 활발하게 움직이게 된다. 또 현실과 꿈 속의 시간 흐름이 1단계에서는 10초, 2단계에서는 3분이 되며, 3단계 꿈 속에서는 60분이 되기 때문에 각각의 장면의 흐름을 이 흐름에 맞춰 읽어내야 한다.

또 극 중 360도 회전 무중력 액션, 슬로모션 폭발, 도로를 질주하는 기차 등 컴퓨터그래픽으로 느껴질 만한 장면들은 대부분 실제 세트에서 촬영됐다. 이는 영화가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 못하는 것처럼, CG와 세트의 모호함도 같이 느껴진다.

여기에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도 영화의 완벽성을 기하는데 한몫했다.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 뿐 아니라, 켄 와나타베, 조셉 고든-레빗, 엘렌 페이지, 톰 하디, 톰 베린저, 마이클 케인 등 주요 출연 진 중 무려 6명이 아카데미를 수상하고 또 후보에 오른 배우들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16살 때 처음으로 구상하고, 지난 10년간 프리 프로덕션을 거쳐 완성한 드림프로젝트인 ‘인셉션’은 21일 개봉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김은주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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