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인터뷰를 들어가면서 제14회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이야기를 꺼냈다. 윤승아가 출연한 영화 <고사 두 번째 이야기-교생실습> (이하 고사2)가 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었기 때문에 지연, 남보라와 함께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여했는데, 당시 짧은 초미니스커트로 관심을 모았기 때문이다. 윤승아는 “처음 참여했는데 그런 사진까지…”라며 당시의 당혹함을 말했다.
“뒷모습까지 찍을 줄은 몰랐어요. 그냥 서서 인사하고 걸어갔는데 나중에 뒷모습 찍힌 사진까지 나오더라고요. 쑥쓰러웠죠. 처음으로 영화도 찍고, 처음으로 그런 영화제 레드카펫까지 밞았는데 신기하기도 했어요”
83년생임에도 최강의 동안을 자랑하는 윤승아는 본인의 말처럼 <고사2>가 영화 데뷔작품이다. 그러나 이미 데뷔한 해인 2006년 유명세를 치렀다. 클래지콰이의 알렉스와 러브홀릭 지선이 함께 참여한 디지털 싱글 ‘각인’의 타이틀 곡 ‘너무아픈 이말’ 뮤직비디오 여주인공으로, ‘달팽이녀’라는 별명을 얻었다. 신비스럽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뮤직비디오에서 달팽이속에서 살 수 밖에 없는 여인 역을 연기한 윤승아는 뮤직비디오 스틸컷이 공개된 후 ‘제 2의 임은경’이라 불리며 관심을 모았다. 이전에는 잡지 모델 등으로 얼굴을 알렸다.
공포물 못보는 공포영화 배우 윤승아
공포영화 <고사2>에서 불행한 죽음을 맞이한 후, 사건의 단초를 제공하게 되는 ‘태연’ 역을 맡은 윤승아는 사실 공포영화를 보지 못한다. 아이러니하지만, 윤승아가 좋아하는 장르는 아기자기한 애니메이션이다.
“제가 진짜 공포영화를 보지 못해요. <고사2> 이전에 본 공포영화가 <여고괴담> 1탄이에요. (<여고괴담> 1탄은 1998년도에 상영됐다) 그때 당시 영화보다가 너무 무서워서 울면서 나왔어요. 놀라서 먹고 있던 팝콘도 다 던져버렸고요. (웃음) 낮에도 공포영화는 안봐요. 그래서 <고사2> 찍을 때 어떨까 고민했는데,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재미있게 찍었어요. 물론 공포영화라 장면들이 너무 힘든 것들이 많았죠”
무서우면서도 재미있게 그리고 힘들게 만든 영화를 윤승아는 지난 16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 접했다. 공포영화를 못보는 윤승아는 자신이 출연한 공포영화를 어떻게 봤을까.
“제가 찍어서 그런지 굉장히 뭉클한 기분이 들었어요. 같이 봤던 지연이랑도 이야기했는데, 후반부에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났죠. 사실 시나리오를 읽었고, 제가 등장한 장면은 그다지 무섭지 않았는데, 다른 배우들이 찍었던 장면들은 잔인해서 얼굴을 살짝 가리고 봤죠. (웃음). 가장 좋았던 장면은 지연이랑 수영장에서 회상하는 모습이요. 또 제가 스크린에 얼굴 나오는 것이 처음이잖아요. 그래서 첫 장면에 노려보는 컷이 있는데, 그 컷이 좋더라고요. 아무튼 제가 영화에 나오는 것이 신기했어요”
윤승아가 극중 맡은 ‘태연’은 수영선수지만 불행한 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이는 전체 영화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사건이다. 물론 극 초반부터 죽은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윤승아가 나오는 장면은 많지 않다. 지연의 회상 장면 등 다른 이들의 기억 속에 존재한다. 아쉽지는 않았을까.
출연진과 나이차…“지연과 처음에는 어색”
“처음 오디션을 봤을 때 ‘나래’ ‘태연’ ‘지윤’ 이렇게 세 가지 역할로 봤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주신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태연’이 사건의 시작과 끝을 맡더라고요. ‘태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고 또 ‘태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해결되잖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는 역할은 아니지만, 임팩트가 있어서 끌렸고, 고민하다가 ‘태연’을 하기로 결정했죠”
막상 출연하기로 했지만, 같이 출연하는 연기자들과 나이 차이가 만만치 않은 점이 걸렸다. 외모는 최강 동안으로 교복이 잘 어울렸지만, 같이 출연하는 장면이 가장 많은 지연이 10살 차이가 났다. 어색하지는 않았을까.
“진짜 많이 걱정했죠. ‘세희’가 제일 친하게 나오는데, 누가될지 궁금했고요. 그런데 지연이가 나온거에요. 저랑 10살 차이라 처음 리딩할 때는 어색했어요. 그런데 지연이가 저에게 기대는 것이 많아서, 막상 촬영에 들어가서는 어색한 감정이 없었던 것 같아요. 제가 만일 정음 씨와 찍는 장면이 많았다면 어색할 수도 있지만, 부딪치는 장면이 사실 없었거든요. 스태프들이 저 놀리려고 ‘애들 군기 잡는 거 아냐’라고도 말하기도 했죠. (웃음) 어쨌든 교복을 입고 촬영을 하니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는 느낌도 들었어요”
극 초반부터 죽은 역할이니 ‘귀신’으로도 당연히 등장한다. 중간 중간 조금은 끔찍한 모습으로 나오는 윤승아는 분장도 고생이라고 털어놓는다.
“귀신 분장하는 것이 3시간이 넘게 걸려요. 스태프들이랑 저랑 모두 힘들었죠. 그게 고무를 바르고 그 위에 상처 등 모양을 만드는데, 환풍이 안되어서 피부 트러블이 너무 심했어요. 또 그 암모니아 냄새도 만만치 않았고요”
윤승아는 원래 미대생이었다. 조선대학교 미대에 다니던 중 재료를 사러 서울에 올라왔는데, 길거리 캐스팅되어 뮤직비디오로 데뷔하고 모델로도 활동했다. 그러다 소속사 문제로 2년 동안 방황했고, 이후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드라마 ‘히어로’와 독립영화 한편을 찍었다. 늦은 나이에 새로운 길을 선택하고 또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윤승아의 마음은 어땠을까.
“<고사2> 하기 전에 조급했죠. 제가 쉬고 있을 때는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작품 미팅을 가기 전에 제출하는 서류에 기재한 나이 때문에 고민도 했는데, 막상 제 실물을 보면 어려보이니까 긍정적으로 봐주시더라고요. 그러나 작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었어요. 조바심이 그러면서 난 것 같아요. 그런 가운데 <고사2>는 일종의 터닝 포인트인 것 같아요. 촬영할 때 타박상도 심했고 병원도 많이 갔지만, 저에게는 소중한 작품이죠”
욕심이 많은 윤승아는 MBC 새 수목드라마 ‘장난스런 키스’ 캐스팅되어 촬영에 돌입했다. 교내 꼴찌반 만년 멤버이며 공부에는 간심이 없고 만화가가 꿈인 엉뚱한 캐릭터다.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출연하게 되는 드라마를 해보는 것은 처음이에요. 욕심이 많이 생기죠. 지금까지 CF나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줬던 제 이미지를 바꿀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선은 내주 개봉할 <고사 2>가 물론 중요하겠지만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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