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②] ‘동이’ 한효주 “청순녀요? 남장 연기하고 싶어요”

[쿠키人터뷰②] ‘동이’ 한효주 “청순녀요? 남장 연기하고 싶어요”

기사승인 2010-10-21 09:00:00

[쿠키 연예] 한효주는 해피 바이러스가 넘치는 배우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이유 없이 웃음이 나올 만큼 주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취재진과 인터뷰이(interviewee)로 만난 딱딱한 격식을 단번에 허물며, 지나가다 만난 동네이웃과 수다를 떠는 것처럼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드는 마력도 있다. 구김살 없는 성격에 순발력까지 어느 구석 하나 빠지는데 없다.

인터뷰를 하다가 놀란 것은 털털한 성격 뿐만 아니라 호기심이 왕성하고 도전 정신이 투철하다는 점이었다. 자신이 흥미 있어 하는 분야라면 어떠한 것이든 도전하고야 만다. 음악, 운동, 언어 등 관심 있는 분야도 가지각색이었다.

모험심이 강한 탓인지 일단 부딪쳐 보는 성격이었다. MBC 시트콤 ‘논스톱5’, SBS ‘인기가요’ MC, 저예산영화 <아주 특별한 손님> KBS 일일드라마 ‘하늘만큼 땅만큼’ 등 그동안 그가 걸어온 길을 봐도 운신의 폭이 넓다. 오는 22일 방송되는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에도 출연해 노래하는 모습도 선보일 예정이다. 게다가 이날 부른 노래 중 ‘넌 나의 스웨터’는 직접 작사·작곡했으며, 오는 23,24일 열리는 음악 축제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서는 남성듀오 노리플라이와 무대에 오른다. 심심할 때마다 기타를 연주하고, 키보드를 구입해 노래를 만들 만큼 뮤지션의 기질도 갖고 있었다.

“연기를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노래를 들어요. 이 노래 저 노래 검색하면서 듣다가 어느 날 좋은 앨범을 발견하기도 하고요. 가요의 애절한 가사에 마음을 뺏길 때도 많고요. 가끔 가사가 잘 들리지 않는(웃음) 팝송을 듣기도 해요. 뭐, 멜로디만 듣는 거죠(웃음).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도 자작곡은 우연히 공개하게 된 건데요. 곡을 만드는 건 제 취미 중 하나인데 일이 커져버렸네요(웃음).”

‘이번 기회에 가수로 나가보는 건 어떠냐’고 제안하자 손사래를 치며 “가수할 실력도 되지 않지만 가사를 정말 못 외운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사 외우는 건 잘 되는데 노래 가사는 왜 그렇게 안 외워지는지…. 잘 시작하다가도 (가사를 잊어버려서) 끝은 늘 ‘랄랄라’로 마무리 되요(웃음).”

더 나아가 공개한 자작곡의 반응이 좋아 디지털 싱글로 제작하자는 제안이 들어온다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웃으며 “만약 내게 되더라도 전액 기부하고 싶다. 감히 내가 노래로 돈을 벌다니…”라고 답했다.

요즘 하는 작품마다 ‘빵빵’ 터지는 걸 보니 가수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도 좋은 기운이 그대로 이어져갈 것만 같았다. 한효주도 “사실 지금이 운때 대박인 것 같다”며 바쁜 일상이 즐겁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전 계속 일을 하고 싶어요. 요즘 운때가 좋아 쉴 수 없거든요(웃음). 지금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기도 하고요. 매년 영화나 드라마 한 번 정도,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활약하고 싶어요.”

스물다섯 한효주가 해보고 싶은 캐릭터는 무엇일까.

“‘성균관 스캔들’이나 ‘바람의 화원’ 속 박민영과 문근영이 맡은 역할처럼 남장 연기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남장 연기는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웃음). 얼마 전 기사 중에 할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가 007 시리즈 본드걸 제안에 대해 ‘나는 본드걸이 아닌 본드 역을 원한다’는 말에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았거든요. 저도 나약하고 청순한 느낌의 캐릭터보다는 강인하고 우직한 캐릭터가 더 끌려요. 씩씩한 캔디 캐릭터도 좋고요. 캔디 캐릭터는 살아가기 힘든 세상에서 역경을 이겨내고 성과를 내잖아요. 그런 캐릭터를 통해 저도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아요.”

남장 연기에 대한 바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동이’를 다시 하게 된다면 맡고 싶은 캐릭터도 남자배우 지진희가 맡았던 ‘숙종’이라고 답했다. 남장을 해서라도 도전해보고 싶을 만큼 매력적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왕다운 왕이면서도 자신이 이루고 싶은 모든 것을 해내잖아요. 여자인 제가 ‘숙종’을 해볼 수 있다면 정말 도전하고 싶어요. 사실 전 ‘동이’ 캐릭터도 천민 출신이지만 개혁적이고 주도적 인물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과 거리가 멀어져 아쉬운 감이 있었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숙종’을 통해 왕의 다양한 캐릭터를 끄집어내고 싶어요.”

국내에서 인기를 모은 전작 ‘찬란한 유산’과 ‘동이’가 일본에서도 공개되면서 현지 내 한효주의 인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본인도 일본 팬이 보내준 갑작스러운 관심에 놀랐다며 새로운 역할을 제시할 수 있는 한류스타로 성장하길 바라는 소망도 내비쳤다.

“일본 팬이 촬영장까지 찾아왔더라고요. 멀리서 와주니 애틋한 마음도 들었고요. 만약 제가 본격적으로 타국에 진출하게 된다면 그동안 보여줬던 한류스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들의 문화 속에 풍덩 빠져들어 대중과의 친밀감을 높이려고요. 물론 국내에서도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늘 성실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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