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김정은, 제47회 대종상 미숙한 진행 ‘눈살’

신동엽·김정은, 제47회 대종상 미숙한 진행 ‘눈살’

기사승인 2010-10-30 00:24:00

[쿠키 연예] ‘제47회 대종상 영화제’ 사회자로 나선 방송인 신동엽과 배우 김정은이 매끄럽지 못한 진행으로 시청자의 눈총을 샀다.

김정은과 신동엽은 29일 오후 8시 55분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47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진행자로 나서 딱딱한 시상식의 분위기를 편안하게 연출하려고 애썼으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미숙한 진행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이날 ‘제47회 대종상 영화제’는 시상식 자체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해 어느 때보다 진행자의 순발력을 필요로 했다. 불협화음은 초반부터 시작됐다. 시상자로 나선 배우 김영애가 남우조연상 공동 수상에서 <시>의 김희라만 호명하고 <방자전>의 송새벽을 거론하지 않아 여우조연상 수상에서 송새벽이 <하녀>의 윤여정과 함께 상을 받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신동엽과 김정은은 “생방송의 묘미”라며 웃어넘겼으나 재빠르지 못한 대응으로 불안감을 샀다.

신동엽은 배우 원빈이 인기상을 수상할 때 무례한 멘트로 빈축을 샀다. 이날 커다란 안경을 쓰고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원빈은 마이크가 자신의 키보다 낮아 고개를 숙이면서 소감을 발표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안경이 밑으로 내려가면서 눈과 얼굴 일부를 가리자 국내·외 팬의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에 신동엽이 관객을 위해 원빈의 수상 멘트를 중간에 자르며 “고개를 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원빈은 여전히 고개를 숙였고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라며 일종의 호통개그를 쳤으나, 격앙된 목소리가 나온 탓에 결과적으로 무례하게 비쳐졌다.

적절하지 못한 멘트도 지적사항이었다. 신동엽은 10대 영화 중 하나로 영상을 탄 <방자전>을 보고 난 뒤 “송새벽 씨가 극중 변태적 연기로 주목을 받았는데 저도 변태 연기를 많이 해봤다”고 발언했고, <하모니>를 보고 난 뒤에는 “제 주위에 있는 친구들이 작품도 보기 전에 여죄수들이 나온다기에 야한 영화인 줄 알더라”고 말해 어휘나 문장 구사에 아쉬움을 남겼다.

김정은은 잦은 웃음으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평소에도 잘 웃는 배우라 진행하면서 미소를 짓는 모습은 시상식의 분위기에 활력을 주는 듯 했으나 지나친 웃음이 진행 흐름을 방해하는 역효과를 냈다. 특히 음향기술상에 대한 수상을 하기 전 신동엽이 김정은을 전도연으로 잘못 부르는 말실수를 하자, 웃음이 터진 김정은은 웃다가 수상자 소개를 진행하지 못했다. 웃느라 시간이 지연되자 신동엽이 대신 이어나갔다.

진행 시간을 적절하게 배분하지 못한 것도 오점으로 남는다. 초반에 애드리브와 농담이 자주 오가면서 중반쯤 들어서자 시상자들이 연신 “시간이 없는 관계로 수상자를 바로 발표하겠습니다”를 여러 번 반복하는 상황이 일어났고, 최우수작품상을 거머쥔 <시> 이창동 감독이 수상 소감을 다 마친 뒤에는 오히려 여유가 남아 시간을 더 끌어야 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자 신동엽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자리를 떠난 <시>의 윤정희를 찾았고, 상황이 여의치 않자 배우 김희라에게 마이크를 넘기려고 했다. 이마저도 김희라가 “남우조연상을 받아 이미 소감을 발표했다”며 거부하자 신동엽은 “윤정희 씨가 올 때까지 영화 뮤직비디오를 보자. 그걸 보고 나면 올 것”이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막상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고 “아 그걸 보면 시간이 애매해진다고 하더라”고 얼버무리는 등 제작진과의 호흡도 삐그덕거렸다.

20년 가까이 방송 활동을 하면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메인 진행자로 입담을 과시했던 신동엽과 SBS 음악 토크쇼 ‘김정은의 초콜릿’에서 안정된 진행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정은이 이날만큼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편, ‘제47회 대종상 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은 이창동 감독의 <시>에게 돌아갔고, 남우주연상은 <아저씨>의 원빈이, 여우주연상은 <시>의 윤정희가 수상했다. <시> <아저씨> <이끼>는 4관왕의 위엄을 달성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제47회 대종상 영화제’ 수상자 명단 ▲최우수작품상 : 시 ▲남우주연상 : 원빈(아저씨) ▲여우주연상 : 윤정희(시) ▲남우조연상 : 송새벽(방자전), 김희라(시) ▲여주조연상 : 윤여정(하녀) ▲시나리오상 : 이창동(시) ▲의상상 : 정경희(방자전) ▲미술상 : 조성원(이끼) ▲영상기술상 : 정도안(아저씨) ▲신인 감독상 : 장철수(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신인 남우상 : 정우(바람) ▲신인 여우상 : 이민정(시라노 연애조작단) ▲영화발전 공로상 : 최은희 ▲한류 인기상 : 최승현(포화속으로) ▲남자 인기상 : 원빈(아저씨) ▲여자 인기상 : 이민정(시나로 연애조작단) ▲해외 특별상 : 압둘하비드 쥬마 ▲대한민국 아름다운 영화인 : 신영균 ▲음악상 : 김준성(맨발의 꿈) ▲음향 기술상 : 오세진, 김석원(이끼) ▲촬영상 : 김성복(이끼) ▲조명상 : 오승철(악마를 보았다) ▲편집상 : 김상법, 김재범(아저씨) ▲감독상 : 강우석(이끼) ▲기획상 : 김준종(맨발의 꿈)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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