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일 “저열한 발언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며 강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강 의원의 발언에 대한 민주당의 공식 입장 표명도 요구했다.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강 의원의 발언을 ‘현직 대통령 부인을 대상으로 한 국회 사상 초유의 음해·모욕 행위’로 규정하고 비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그동안 원만한 여야 관계와 정치 복원을 위해 야당의 다소 무리한 행동도 대부분 참고 넘어왔는데 이 문제만큼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과의 관계가 냉각되더라도 강 의원의 발언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저열한 수준의 정치 공세”라거나 “망나니 같은 발언” “시정잡배보다 못한 허위 날조” 등의 원색적인 용어를 동원하며 강 의원을 비판했다. 그는 “이런 국회의원을 뽑아준 지역구민들도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며, 다음 선거에서는 이런 국회의원을 반드시 퇴출시켜야만 민주시민임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했다.
이군현 원내 수석부대표는 “아니면 말고 식의 흑색선전은 한국 정치를 20년 후퇴시키고 여야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했고, 권성동 의원은 “면책특권 뒤에 숨은 비열하고 치졸한 언어폭력”이라고 비난했다. 배은희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강 의원이 오늘 당장 법 앞에 책임지는 자세로 발언하지 않는다면 강 의원이 심판받는 것은 물론 민주당 역시 훼방꾼 발언 등에 이어 끝없는 ‘거짓말 도미노 정당’으로 낙인찍힐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조심스럽게 대응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사실이면 수사하고 사실이 아니면 해명하면 될 일인데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영부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심사숙고하겠지만 앞으로도 의혹에 대한 자료는 계속 밝혀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나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하겠다”고 한데 대해서는 “오만방자한 청와대 참모를 결코 용납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야당의 비판과 견제가 참을 수 없고 오직 찬사만을 듣고 싶다면 한나라당은 일당독재하기 바란다”고 논평했다.
민주당은 대포폰 문제 등 민간인 사찰에 대해서도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박기춘 원내 수석부대표는 “불법사찰에 청와대가 개입한 증거가 확보됐다”고 했고, 유선호 의원은 “특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춘석 대변인은 “청와대에 보고된 사찰보고서와 불법 대포폰 문제에는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모두 입을 다물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강주화 기자 shjung@kmib.co.kr